“도전적인 R&D로 핵심 소재·부품의 미래 경쟁력 확보하자”

입력 2019-08-30 04:06
구광모 LG 회장이 29일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해 현재 개발 중인 ‘3세대 전기차용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왼쪽부터 노기수 LG화학 CTO, 김명환 LG화학 배터리연구소장, 구 회장. LG그룹 제공

구광모 LG 회장이 그룹 계열사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 등 차세대 사업에 주력 중인 LG화학의 소재·부품 기술개발 현장을 찾았다. 일본의 한국 수출 제재 조치 이후 LG의 연구·개발(R&D) 핵심 기지를 잇따라 방문하는 등 소재·부품 경쟁력 강화와 미래 기술 챙기기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구 회장은 29일 오후 대전 소재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했다. 구 회장은 연구원에 3시간가량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엔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을 방문해 제조와 생산 역량을 높이기 위한 장비 기술 개발과 전략 등을 논의한 바 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핵심 소재·부품의 경쟁력 확보가 LG의 미래 제품력을 강화하고, 성장동력을 만들어 내는 근간”이라며 “단기적 관점에서 단지 해볼 만한 수준의 과제가 아닌 진정으로 고객가치를 혁신할 수 있는 도전적인 R&D 과제, 또 고객과 시장 트렌드 변화를 철저히 반영한 R&D 과제를 선정해서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소재·부품·장비산업의 육성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면서 “LG화학의 R&D 성과는 국내 소재·부품 경쟁력 강화는 물론 전방산업의 공급망 안정화에도 직결되는 만큼 자긍심을 갖고 연구·개발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구 회장은 이날 3세대 전기차 배터리, 솔루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메탈로센 저밀도 폴리에틸렌(POE) 등 미래성장을 위한 차세대 소재·부품 R&D와 관련된 책임자들에게 개발 현황과 전략 등 설명을 듣고 논의했다.

전기차 배터리, OLED, POE는 모두 LG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소재·부품이다. 특히 3세대 전기차용 배터리는 한 번 충전으로 500㎞ 이상 주행 가능한 배터리다. 기존 1세대(160㎞ 미만)와 현재의 2세대(320~500㎞ 미만) 수준을 넘어 내연기관 자동차와 대등한 주행거리를 갖추고 있어 시장 선두로 서기 위해 반드시 개발이 필요한 분야로 꼽힌다.

노기수 LG화학 CTO, 김명환 LG화학배터리연구소장(사장) 등도 구 회장과 함께했다. 이들은 소재·부품 개발속도를 높이기 위한 R&D 프로세스 혁신 등의 중장기 R&D 전략 방향도 토론했다.

구 회장의 방문은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 등으로 소재·부품 국산화 등 R&D가 중요하게 부각되면서 나온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달 시작된 일본 수출 규제로 LG에서는 디스플레이가 가장 크게 영향을 받았지만, 향후 규제 확대가 이어지면 화학도 악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