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학대학원대학교가 평강제일교회에 매각될 우려가 있다는 보도(국민일보 8월 20일자 34면 참조) 후 학교의 실질적 오너인 황원찬(63) 명예총장이 “학교 매각 의사가 절대 없다”고 밝혔다.
황 명예총장은 27일 경기도 안양 총장실에서 인터뷰를 갖고 “과거 사학연금이 연체되면서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에서 소송이 제기됐다”면서 “2015년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A교수로부터 11억원을 빌리면서 사건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중에 알고 보니 평강제일교회 이승현 목사의 돈이었고 몇몇 교수와 A교수가 추천한 이사 4명도 그쪽 인사였다”고 말했다.
황 총장은 총학생회가 이런 사실을 밝혀내자 지난 5월 ‘현재 진행하는 학교 매각(컨소시엄)을 중단한다. 평강제일교회 출신 이사 4명에 대한 사표를 받고 즉시 수리한다’는 확약서를 썼다. 사실상 학교 매각 추진을 인정한 것이다.
황 명예총장은 “매각은 아니고 이 목사와 컨소시엄, 즉 협력은 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다”면서 “지금 생각해 보니 평강제일교회는 애당초 (학교와 협력할 관계가) 아니었다. 앞으로 (협력관계는) 상상도 못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평강제일교회가 이단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잠시 주춤했다. 황 명예총장은 “지금 한국교회가 (평강제일교회를 이단에서) 풀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학교매각 의사를 묻는 말에 그는 “학교법인 이사장이 쓴 확인서로 대신하겠다”고 했다. 학교법인 이사장인 황다니엘씨는 26일 “대한신학대학원은 평강제일교회와 전혀 관련이 없으며 그 어떤 매각과 관련하여 진행한 사실이 없으며 앞으로도 진행할 뜻이 없다”는 확인서를 작성했다.
황 명예총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매각 의혹이 끊이지 않는 것은 평강제일교회 관련 인사의 후속처리가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황 명예총장은 “결국 빌린 돈 때문에 그렇다. 내년 2월까지는 변제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쪽 이사 2명은 사표를 냈고 2명도 조만간 사퇴할 것”이라면서 “A교수 문제는 다른 교수님들이 (처리)해야 할 몫”이라고 했다.
이처럼 사건의 핵심에는 A교수가 있다. 평강제일교회 인사와 자금을 끌어오는 중간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 A교수를 학교에 데려온 인물은 황 명예총장이다. 그는 “당시 소송 때문에 돈이 급해서 A교수를 데려왔는데 참 후회된다. 모든 것이 내 책임”이라고 했다.
이어 “이 목사는 앞으로 더 이상 만나지 않을 것이다. 이 목사가 빌려준 돈만 갚으면 (관계는) 끝난다”면서 “학교의 재무구조, 정치력, 교단 배경이 약하면 우리처럼 이단으로부터 공격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A교수는 2학기 수업을 배정받았다. 하지만 평강제일교회와의 커넥션을 밝혀낸 교수 4명은 해임됐고, 매각 의혹을 제기한 총학생회장은 학교에서 쫓겨났다. A교수는 이날 “이사 4명은 이 목사가 추천한 인사인데, 빌려준 돈을 받기 위한 보증 차원”이라고 말했다.
안양=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국민일보는 2019년 8월 29일자 39면 “대한신학대학원대학교 평강제일교회에 매각 절대 않는다” 제하의 보도에서 A교수가 2015년 평강제일교회 이승현 목사의 돈 11억원을 학교에 빌려주고, 해당 교회 측 인사 4명을 이사로 추천했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A교수 측은 “2015년에는 이승현 목사가 평강제일교회 담임목사도 아니었고, 차용한 돈이 모두 이 목사의 돈인 것도 아니었다. 또한 2015년 당시 차용한 금액은 11억원에 훨씬 미치지 못하며, 평강제일교회 이사를 추천한 일도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