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하지 말라’ 말씀 따라 금주운동 앞장

입력 2019-08-30 00:09
크리스천중독상담문화원장 김상곤 목사가 28일 술이 해로운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알코올 중독 사회’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잘못된 술 문화가 팽배합니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수많은 인명피해와 사건·사고, 가정폭력, 가정 붕괴 현상이 그 증거지요.”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만난 크리스천중독상담문화원장 김상곤(대원교회 은퇴, 새에덴교회 협동) 목사는 알코올 중독자를 위해 헌신하는 목회자다. 대한예수교장로회(개혁) 총무와 총회장, 개혁공보 주필을 역임하고 2003년 은퇴한 김 목사는 최근 알코올 문제와 해법을 다룬 ‘알코올 중독 그 예방과 치유’(쿰란 출판사)를 발간했다. 그는 알코올 중독자 200여명을 성경적으로 상담하고 치유했다.

중독 워크숍에 참석한 김 목사(왼쪽 두 번째).

“알코올 중독에 관해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목사님은 술 마셔 봤느냐’고 물어요. 마셔 본 적이 없다고 하면 ‘그런데 어떻게 알코올 중독을 알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곤 하지요. 그럼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내과 의사가 암에 걸려봐야 수술을 하나요라고요.(웃음)”

그가 알코올 중독에 열심인 이유는 가슴 아픈 가정사 때문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는 늘 술에 취한 모습이었다.

“아버지는 술에 취하면 지나가는 사람도 주막으로 불러 술대접을 하곤 했지요. 가령 다음날 주막집 외상장부를 보면 당신은 1만원어치 마셨는데 술값은 5만원이 적혀 있었어요. 결국 집 논을 팔았고 그것이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자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알코올 중독에 빠지지 않는 방법을 묻자, 그는 “술을 마시지 않으면 된다”고 답했다.

그는 “일부 크리스천들이 성경에 술 마시지 말라는 구절이 없지 않으냐면서 적당히 타협하려 한다”며 “그러나 성경은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으라’(엡 5:18)고 말씀한다”고 했다.

그는 술의 지배가 아니라 성령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또 “성경은 술로 인한 여러 죄악에 관한 결과들을 설명하고 있다”며 “적어도 크리스천이라면 ‘술 취함’(Drunken)만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딱 한 잔만’ ‘이번만’ ‘조금씩만’ ‘절제하면 되지’ ‘반주로 한 잔만’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술을 마십니다. 하지만 그것은 핑계입니다. 핑계는 스스로를 속이지요. 건강도 나빠지고 결과가 좋지 않아요.”

그의 휴대전화는 분주하다. 금단 현상을 이기지 못하는 환자들의 “살려 달라”고 애원하는 목소리로 잠잠할 날이 없는 것이다. 혼자 있지 못하는 환자는 몇 개월씩 함께하며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는 금주운동을 활발히 벌이겠다고 했다. 한 사람이라도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 영혼 구원을 받는 것이 기도 제목이다.

김 목사는 미국 퍼시픽인터내셔널 대학에서 기독교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서울신학교에서 강의했다. 캘리포니아의 브레이닝 인스티튜트에서 심리학과 중독학을 연구했고 기독교알코올마약카운셀러협회(ACADC) 상담전문가(RAS) 자격을 취득했다.

유영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