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25일부터 이틀간 실시하는 ‘동해 영토수호훈련’에는 이지스함과 육군 특수전사령부 병력이 처음으로 투입됐다. 훈련 명칭도 독도방어훈련에서 동해 영토수호훈련으로 바꾼 만큼 독도와 울릉도뿐 아니라 동해 전역에 대한 종합적인 훈련이 실시된다.
해군 관계자는 “동해 영토수호훈련은 예년 독도방어훈련보다 투입되는 병력 규모가 2배 정도 늘어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며 “독도는 물론 울릉도 등 동해 전역을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훈련 명칭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훈련에는 사상 처음으로 해군 최정예 전력인 제7기동전단 전력과 육군 특전사가 참가했다. 제7기동전단은 세종대왕함(7600t급) 등 이지스 구축함 3척과 충무공이순신급(4400t급) 구축함 등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최초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은 1000㎞ 반경의 표적 1000여개를 동시에 탐지, 추적할 수 있는 SPY-1D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제7기동전단과 육군 특전사가 함께 훈련에 참가한 것은 모든 역량을 동원해 우리 영토를 수호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1986년부터 매년 상·하반기로 나누어 실시해온 독도방어훈련에는 통상 3200t급 구축함 등 해군 함정과 해경 함정, P-3C 해상초계기, F-15K 전투기 등이 투입됐다. 이번 훈련에는 해군과 해경 함정 10여척, F-15K를 포함한 항공기 10대가 투입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훈련 첫날에는 육군 특전사 병력이 울릉도에 전개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또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 병력이 헬기를 타고 독도에 상륙한 뒤 외부세력을 쫓아내는 훈련을 했다. 이전에는 우리 병력의 상륙 훈련 대신 일본을 비롯한 외부세력의 독도 상륙을 저지하는 훈련 위주로 진행됐다. 이번에는 규모와 지역이 이전보다 크게 확대되고, 방식도 한층 공세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해군 당국은 훈련 사진과 영상도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했다.
이처럼 훈련이 역대 최대 규모가 된 것은 최근 동해 지역의 전방위적인 안보위협 상황 때문이다. 지난해 말 일본 초계기의 위협비행과 우리 구축함의 레이더 조사(照射) 공방으로 양국의 군사적 갈등이 불거졌고, 지난달에는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들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무단 침입에 이은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의 독도 영공 침범 사건이 발생했다.
군 관계자는 “이번 훈련은 우리 주권이나 영토, 국민을 위협하거나 침해하는 모든 세력을 대상으로 했다”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어떤 전력을 가용할 수 있는지 점검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올해 독도방어훈련이 한·일 관계 등을 감안해 상반기(통상 6월)에 실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동해 영토수호훈련은 연말에 한 번 더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 관계가 더 악화될 경우 훈련 규모와 강도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