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 ‘신랑 되신 예수께서’ 175장(통 162장)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마가복음 13장 32~37절
말씀 : 얼마 전 경찰 순찰차 한 대가 교회 마당에 나타났습니다. 정복 차림을 한두 명의 젊은 경찰이 교회 주변 CCTV가 작동되느냐고 물으며 녹화본을 보겠다고 해 함께 몇 시간을 보냈습니다. 같은 거리 선상에 있는 한 가정집에서 승용차 한 대 값에 달하는 자전거를 도난당한 것입니다. 그날 경험으로 안전과 재산을 지키는 데 경찰과 CCTV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를 실감했습니다.
예수님 당시에는 감시카메라나 경찰이 하는 일을 부잣집 문지기가 해야 했습니다. 본문에서 타국으로 길을 떠나는 주인은 문지기에게 “깨어 있으라”는 명을 남깁니다. 그는 주인이 없는 사이 위험하거나 의심이 드는 인물을 잘 구분해야 합니다. 그런 사람이 나타나면 집으로 들여선 안 됩니다. 손님인 경우 잘 대접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주인이 돌아오면 즉시 문을 열어야 합니다.
당시에는 대중교통이 없었습니다. 막차라든지 심야 택시, 대리운전처럼 편리한 이동 시스템도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가로등이나 경찰도 없었기에 밤중 여행은 목숨을 내걸어야 하는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문지기는 깊은 밤 눈을 부릅뜨고 대문간을 지켜야 합니다. 당대에선 비상식적인 일로 들리고 고된 일입니다. 그럼에도 문지기의 역할은 ‘깨어 있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도 이처럼 깨어 있으라고 합니다.
이 말씀을 들으면 새벽기도나 철야기도가 연상됩니다. 물론 신앙에 있어 좋은 훈련입니다. 한편으로 깨어 있으란 말은 쾌락을 멀리하라는 의미로 극단적이게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지나치거나 저급한 것은 우리의 영혼과 마음을 흐리게 하고 범죄행위로도 마음을 기울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혼이나 맛난 음식, 아름다운 경관이나 놀이 등은 하나님께서 고된 인생을 사는 우리에게 복으로 주신 선물입니다. ‘깨어 있으라’는 주님의 명령은 단순히 무언가를 하지 않으므로 지킬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항상 깨어 있는 행위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마음에 담고 기억하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사랑받은 경험이 있어야 비로소 하나님을 사랑하고 신뢰할 수 있습니다. 그분의 말씀에 자원하여 순종하고 예배하며 기도할 때 영혼과 마음이 깨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구원과 성화를 위해 아들을 십자가에 내어준 아버지의 마음을 내 마음에 담아야 합니다. 그 마음을 끊임없이 기억하면서 반응하는 것 모두가 깨어 있는 행위입니다.
결국 ‘내가 지금 깨어 있는가’란 질문에 답하려면 ‘내가 그 사랑을 받는 것을 알고 있는가’ ‘지금이 하나님께서 나를 최선을 다해 빚어가는 과정임을 믿는가’ ‘내 삶은 그 믿음을 드러내는가’를 자신에게 재차 물어야 합니다. 그분의 주도적인 사랑과 역사를 확신해 인생의 운전대를 주님께 맡겨야 합니다. 하나님은 이런 영적 감각을 주님의 자녀가 갖고 살 것을 요구합니다.
기도 : 주님, 우리 영혼을 흔들어 깨워주옵소서. 하나님의 뜻과 사랑, 성령님 사역에 대한 감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나 천국에 간다는 것을 소망할 뿐 아니라 오늘 역시 주님의 품 안에 살아감을 기억하고 믿게 하소서. 그리하여 매일 천국을 살도록 허락해 주옵소서. 세상을 이기는 믿음의 자녀 되도록 저희를 성령으로 축복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김효종 목사(안성 예수사랑루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