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인도적 해결 강조… 홍콩사태 적극 개입?

입력 2019-08-16 04:08
사진=AFP연합뉴스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으로 촉발된 홍콩사태를 관망하던 미국이 ‘천안문 사태’를 거론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사진) 대통령은 홍콩문제와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개인적 만남을 제안하는 듯한 트윗을 날렸다. 중국의 무력개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이 곳곳에서 제기됨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방관하는 모습만 취하자 거센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배후설’이나 ‘내정간섭’이라는 비판을 의식해 그동안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미국이 적극 중재에 나설지 주목된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14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홍콩사태에서) 자신들이 취할 조치에 매우 신중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이 천안문 광장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천안문 사태는 1989년 중국 정부가 민주화시위를 무력 진압하면서 빚어진 대규모 유혈참사 사건이다.

볼턴 보좌관의 발언은 홍콩과 10분 거리인 중국 광둥성 선전에 중국군의 차량과 병력 등이 배치되는 등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감안해 중국에 오판하지 말라고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볼턴 보좌관은 “미국은 줄지어 선 탱크 앞에 선 남자의 사진, 자유와 민주주의를 요구하던 중국인들의 목소리, 1989년 중국 정부의 탄압을 기억한다”며 “홍콩에서 그와 같은 새로운 기억을 만드는 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홍콩 사태와 관련해 시진핑 주석과의 일대일 회동 추진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트위터에 “시진핑 주석이 홍콩 문제를 신속하고 인도적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개인적인 만남?”이라고 썼다. 홍콩 사태의 인도적 해결을 강조하면서 시진핑 주석과의 일대일 회동 추진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와 관련, 미 일간 USA투데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일대일’ 회담을 하자고 요청한 것이라고 보도했고, 로이터통신도 시 주석과의 ‘개인적 회동’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동안 홍콩 사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중국과 홍콩 사이의 문제’라며 거리를 둔 태도 탓에 거센 비판을 받아온 트럼프 대통령이 사태 해결을 위해 직접적인 개입에 나서려는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