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두어 주 안에 북·미 실무협상”… 물밑대화 진전?

입력 2019-08-09 04:02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국무부 청사에서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부 장관과의 회담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한·미 연합훈련 이후 조만간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A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우리는 북한과의 실무협상을 두어 주 안에(in a couple of weeks) 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두어 주’라는 시간을 제시한 것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와중에도 북·미 간 물밑대화에 진전이 있었음을 의미하는 증표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는 또 북한의 연이은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북·미 실무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점은 ‘없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부 장관과의 미·영 외교장관회담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북한이 문제 삼는 한·미 연합훈련 이후 시점에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될 수 있다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 행정부의 북한 전략은 달라진 것이 없다”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완전하고 최종적인 비핵화”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다가오는 수주 안에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북한의 계속적인 미사일 발사를 겨냥해 “우리는 그들이 취한 행동들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핵실험도 없고, 장거리 미사일도 발사되지 않았다”면서 “이 두 가지는 좋은 일”이라고 북한을 감쌌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북한이 지난 6일 단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쏘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은 것도 문제 삼지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북·미 사이의 약속을 어긴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북·미 실무협상 재개의 걸림돌이 될 수 없다는 인식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의 구애를 받아들여 2주 정도 후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될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특파원 간담회에서 내년 미국 대선이 북·미 비핵화 합의 도출에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과거 한반도 문제가 대선의 큰 이슈가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북핵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재임 중 해낸 사실상 유일한 외교”라며 “그러나 좋든 나쁘든 간에 북한과의 어떤 합의도 민주당으로부터 즉각적인 비판을 받을 수 있어 합의를 회피하도록 이끌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