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에 피가 보이면 단순 치질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치질 외에도 대장암, 게실염, 대장용종, 염증성 장질환 등이 혈변을 일으킬 수 있다.
치질은 항문과 항문 주위에 발생하는 치핵, 치열, 치루 등의 질환들을 폭 넓게 이르는 말이다. 보통 치질이라고 하면 가장 흔한 질환인 치핵을 일컫는 경우가 많다.
치질의 주요 증상은 피가 섞여 나오는 혈변이다. 치질은 선홍색의 피가 배변 중에 나온다. 대장암은 치질과 마찬가지로 혈변이 있을 수 있고, 진행됨에 따라 배변과 관계없이 항문에서 검붉은 피가 흘러나오기도 한다.
항문 출혈이나 혈변의 기간은 치질의 경우 단기적, 집중적이며 암의 경우 만성적,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체중변화가 없는 치질에 비해 대장암은 체중이 감소하고 변이 가늘어지거나 변비, 설사 등 배변습관에 변화가 올 수 있다.
치질이 대장암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다만 치질의 주 증상이 배변 시 불편감과 출혈이고 또한 이것들은 대장의 일부인 항문과 연결된 직장에 생기는 직장암의 증상과 유사하기 때문에 이런 증상을 보일 때에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직장에 암이 있는 경우 치질이 갑자기 생기거나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 대장암의 가족력 등 위험요소가 있으면 치질 검사를 할 때 대장내시경 검사도 함께 받아보도록 한다.
대장암 예방을 위해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50세 이후 5∼10년마다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고, 대장암 가족력, 용종 등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 전문가와 상의하여 검진 연령과 주기를 조절한다. 또한, 30∼40대의 젊은 층도 혈변, 빈혈, 배변 습관 등의 변화가 있으면 검사를 받아보도록 한다.
신의섭 원자력병원 외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