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휴가철 성수기에 ‘일본여행 불매운동’에다 원·달러 환율 급등(원화가치 하락)까지 맞물려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5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이후 인천공항을 통해 일본에 다녀온 여행객 수는 60만8000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인천공항 전체 이용객 수가 7.22%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특히 본격 휴가철에 돌입한 7월 26~31일에는 일본 여행객 감소가 9.9%로 두 자릿수에 육박했다.
한·일 및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 1200원대를 돌파한 것도 감당이 쉽지 않은 리스크다. 항공사 특성상 환율이 오르면 항공유 구매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더불어 원화가치 하락으로 해외여행 비용 부담이 늘어난 점도 악재다.
항공업계는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를 막론하고 앞다퉈 대응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부산발 삿포로 노선 운항을 중단한 데 이어 인천발 일본 4개 노선에 대해 이달부터 일부 중형기를 소형기로 교체해 공급량 조절에 들어간다. 앞서 아시아나항공도 9월부터 소형기 투입을 결정했다. 이스타항공은 부산발 일본 노선 운휴에 이어 오는 9월부터 순차적으로 인천·청주발 일본 노선 공급을 축소할 방침이다.
업계에선 일본 노선 활황을 바탕으로 그간 약진해 온 LCC 업체가 예약률 및 이용객 감소, 항공권 가격 하락으로 피해 정도가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노선 의존도가 컸던 일부 LCC의 경우 9월 예약률이 반토막난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용객 유치 난항을 겪으면서 항공권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각종 항공권 예약사이트를 검색해보면 성수기 기준 10만원을 훌쩍 넘기던 일본 노선 항공권 가격이 5만~6만원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확인된다.
일각에선 LCC 업계의 경우 낮은 가격에 탑승률까지 급감하게 되면 9월 이후 비행기를 띄울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로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