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비수기에도… 이달 분양 물량 전년비 4배 쏟아진다

입력 2019-08-06 04:06

분양시장의 혼란이 길어지고 있다. 올해 하반기 최대 이슈인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과 청약시스템 개편작업의 연기 가능성이 대두된 가운데 8월 분양물량이 전년 대비 4배 가까이 급증하는 등 정책 불확실성에 공급 유동성이 요동치고 있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로 예상됐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 시행 발표가 늦춰질 분위기다. 일본과의 무역갈등으로 인한 범정부 차원의 대응이 선결과제로 부상해 기획재정부 협의 등이 쉽지 않아서다. 하반기 중 예정이던 주택청약 업무 한국감정원 이관과 청약시스템 개편이 내년 2월로 연기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주택법 개정안 통과가 지연되고 있는 데다 9월 분양 성수기에 청약업무가 중단되는 것도 부담이다.

분양시장 내 규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8월 분양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신규 아파트 분양일정을 확정하는 데 애를 먹었던 건설사들이 당초 9월로 예정됐던 대대적인 시스템 변화를 앞두고 미뤄왔던 물량을 쏟아내는 추세로 해석된다.

부동산정보서비스 직방이 올 8월 분양예정 아파트를 조사한 결과 전국에서 39개 단지, 총 3만6087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 중 일반분양은 2만8143가구다. 전년 동기 대비 총 가구는 328%, 일반분양은 399%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8월에는 전체 8434가구에서 5637가구가 일반분양된 바 있다.

통상 8월은 휴가철과 무더운 날씨 영향으로 분양이 줄어드는 전통적인 비수기로 통한다. 하지만 올가을 민간택지에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사실상 예고된 데다 청약시스템 개편이 목전에 닥치면서 가을 분양 성수기가 개점휴업 상태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만연한 상황이라 공급물량이 8월에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8월 분양 예정물량 전체 3만6087가구 중 2만5502가구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됐다. 경기도가 1만9072가구로 계획된 물량이 가장 많다. 서울의 경우 송파구 등에서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공급되면서 7개 단지, 5253가구가 시장에 풀릴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서대문구 홍제동 제1주택 재건축 사업인 ‘서대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와 동작구 사당동 일대 사당3구역 재건축인 ‘이수 푸르지오 더프레티움’ 등 2개 단지를 공급한다. 송파구 일대에는 호반건설의 위례신도시 ‘호반써밋송파 1·2차’와 롯데건설의 거여2-1구역 재개발사업 ‘송파시그니처롯데캐슬’ 등 신도시와 재개발이 동시에 공급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추가규제 시행을 앞두고 건설사들이 분양시기 조율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 정책 시행의 유동성에 따라 분양물량에도 변동이 발생할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전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