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리스트 제외 충격 코스피 2000선 붕괴

입력 2019-08-03 04:02
일본의 경제 보복 추가 조치로 코스피가 2000선 밑으로 하락한 채 장을 마감한 2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와 미·중 무역갈등 고조 등 악재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7개월 만에 코스피 지수 2000선이 무너졌다. 원화 가치도 연저점을 찍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2017.34)보다 0.95%(19.21포인트) 하락한 1998.13으로 마감했다. 코스피 종가 기준 20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1월 3일 이후 7개월 만이다. 오전 10시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제외 발표 직후 코스피 지수는 1987.12까지 떨어지며 1990선까지 무너지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6.56 포인트(1.05%) 내린 615.70으로 장을 마쳤다. 종가기준으로는 2017년 3월 30일 이후 2년 4개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치솟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98.0원으로 전일 종가보다 9.5원 올랐다. 올해 연고점을 깬 것은 물론 1202.0원을 기록한 2017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가와 원화 가치가 동반 하락한 것은 일본 화이트리스트 배제 외에도 미·중 무역갈등 격화와 북한의 발사체 발사, 국내 제약사 개발 제품의 미국 임상시험 중단 조치 등 악재가 한꺼번에 쏟아진 영향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 관세 부과를 다음 달부터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뉴욕증시에서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나스닥이 모두 하락하는 등 세계증시가 요동쳤다. 설상가상으로 북한의 동해상 발사체 발사까지 겹치면서 오전 한때 남북경협주의 주가도 하락했다. 국내 제약회사인 신라젠이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펙사벡’이 미국에서 임상시험 중단 권고를 받으면서 신라젠을 비롯한 바이오·제약 업종의 주가도 내려갔다.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관계 당국도 분주히 움직였다. 한국은행은 이주열 총재 주재로 일본 화이트리스트 제외 관련 점검 회의를 가졌고,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3일 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과 시중은행장을 소집해 대책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