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탈난 레알, 시름 잠긴 지단

입력 2019-08-01 04:08
레알 마드리드의 지네딘 지단 감독이 3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의 아우디컵 준결승 경기 중 심각한 표정으로 그라운드 위를 바라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마이다스의 손’ 지네딘 지단 감독이 복귀한 레알 마드리드의 프리시즌 행보가 심상찮다. 부진한 수비력에 야심차게 영입한 에당 아자르도 부진하며 연전연패하고 있다.

레알은 3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토트넘과의 아우디컵 경기에서 0대 1로 패했다. 이로써 레알은 프리시즌 4경기에서 3패째를 당했다.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ICC)에서 아스널에 승부차기 끝에 신승한 경기를 빼면 승리가 없다.

프리시즌이긴 하지만 경기 내용만 보면 과거 ‘지구방위대’의 위용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이다.

특히 허술한 수비 집중력이 가장 큰 문제다. 레알은 토트넘전에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와 포백 마르셀루, 세르히오 라모스, 라파엘 바란, 다니 카르바할의 최정예 수비진을 총 출동시켰다. 하지만 전반 22분 만에 선제골을 헌납했다. 마르셀루가 라인 밖으로 나가는 볼을 살려내려던 게 도리어 해리 케인에게 연결되며 결정적 실책이 됐다. 센터백 바란도 전반 내내 볼 처리를 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레알은 바이에른 뮌헨전 3실점, 아스널전 2실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 7실점에 토트넘전까지 4경기 13실점을 기록했다. 실점이 득점(6점)의 2배를 웃돈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3연패의 주역이긴 하지만 마르셀루와 라모스의 노쇠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체 수비수로 유력한 페를랑 멘디가 부상으로 시즌 초 빠질 가능성이 커 수비 안정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억 유로(약 1300억원)를 지불하고 영입한 아자르의 무기력한 경기력도 불안한 부분이다. 팀의 에이스가 돼야할 아자르는 과체중 논란을 빚으며 프리시즌 네 경기에서 한 골도 득점하지 못했다. 최근 스페인 일간 ‘스포르트’에 따르면 아자르는 메디컬 테스트 결과 체중이 전보다 7kg이나 늘었다. 마르코 아센시오가 십자인대 파열로 올 시즌을 사실상 접으면서 공격라인의 무게도 현저히 떨어졌다. 지단 감독이 폴 포그바(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영입을 고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설상가상으로 가레스 베일의 이적을 둘러싸고 팀 내 분위기도 악화되고 있다. 지단 감독의 구상에서 제외된 베일은 당초 중국 슈퍼리그 장수 쑤닝으로 이적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단 측이 협상 막판 제동을 걸며 지단 감독과 베일은 불편한 동거를 계속하게 됐다.

레알은 다음 달 17일 셀타 비고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리그 일정을 시작한다. 3경기 남은 프리시즌 일정에서 팀 내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