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유치형 울산일자리’로 조선업 불황 타개 나선다

입력 2019-07-30 04:02
송철호 울산시장이 29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형 일자리 창출을 위한 추진 계획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조선업 불황으로 침체에 빠진 울산이 ‘투자유치형 울산일자리(울산형 일자리)’로 재도약에 나선다. 조선 관련 기업들을 위해 조성한 이화산업단지를 시 당국이 직접 나서 첨단 제조업 기업에 배정하고 투자 특혜를 주기로 한 것이다. 울산시는 29일 현대자동차그룹의 최대 부품 제조사인 현대모비스로부터 3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29일 밝혔다. 시와 현대모비스는 다음 달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울산형 일자리는 지방자치단체와 노동계, 기업 등이 상생방안을 찾는 광주형·구미형 일자리와는 차원을 달리한다. 광주형·구미형 일자리는 지자체와 기업이 새로운 법인을 설립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노동계로부터 임금 등에 대한 양보를 받아내는 형태를 취한다. 그러나 울산형 일자리는 기업이 기존 법인을 유지한 채 생산시설을 세우고, 지자체는 해당 기업에 부지와 투자 특혜만 제공하는 형태다.

시는 현대모비스 측에 울산시 북구 중산동 이화산업단지 내 공장부지를 원가로 제공키로 했다. 이화산업단지는 조선업 기자재 공장 유치를 위해 만들어졌다. 3.3㎡당 93만원에 조성돼 현재 124만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현대모비스에 제공되는 원가는 3.3㎡당 93만원일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시는 보조금과 지방세 감면, 인허가 단축 등 행정적 지원도 최대한 제공할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이 부지에 연면적 6만2060㎡ 규모의 전기차 부품 전용공장을 건립한다. 오는 9월 착공돼 내년 7월 준공될 이 공장은 전기차 구동모터, 인버터모듈, 배터리시스템 등을 생산한다. 현대차가 내년에 선보일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차량에 쓰일 전용 부품도 포함된다.

이번 투자유치로 800여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마련될 것이라고 시 당국은 전망하고 있다. 울산시는 현대모비스 공장 건설로 관련 일자리가 더 늘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세계 주요 자동차기업들이 전기차 비중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시는 현대모비스 외에 두세 곳의 대기업이 새로운 생산시설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철호 시장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울산 3대 주력산업 일자리가 세계적인 경기 불황과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위협받으면서 울산형 일자리 발굴에 노력해 왔다”며 “기술강소기업 유치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전방위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