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이 시작됐다. 새로운 여행지에서의 휴가 계획을 세우고 있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한껏 들뜬 마음으로 떠난 여행지에서 뜻밖의 ‘불청객’을 만나 고생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바로 ‘물갈이’라고 불리는 복통과 설사다. 낯선 음식 탓인가 싶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계속되는 설사에 결국 여행을 망치게 된다. 심하면 구토 증상도 동반된다. 여름휴가를 앞두고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물갈이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유산균’부터 필수품으로 챙겨야 한다.
‘물갈이 설사’… 유해 세균이 원인
흔히 물갈이로 불리는 ‘여행자 설사’는 여행을 망치는 주범으로 해외여행객 10명 중 7명이 경험한다. 하루 3~5회 설사가 계속되면 여행자 설사로 본다. 복통 구토를 동반하기도 하며 심하면 발열 혈변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단순 설사부터 패혈증까지 증상이 매우 폭넓고 다양하다.
특히 2세 이하의 유아나 노인, 면역기능이 떨어져 있거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올 초 캄보디아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던 우리나라 대학생이 복통과 설사 증상을 호소하다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여행자 설사의 위험성이 조명되기도 했다.
여행자 설사의 대부분은 대장균과 같은 유해 세균의 감염이 원인이다. 평소 내성이 생기지 않은 유해균이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특히 습도 기온이 높은 지역에서는 세균의 활동이 활발해져 감염률이 높아진다. 세균은 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몸에 들어온다.
낯선 환경도 여행자 설사의 원인이 된다. 외국의 토양 공기 물 등에 존재하는 미생물균총(미생물 집단)이 우리나라와 다르기 때문이다. 이는 장 속 미생물의 균형을 깨뜨려 설사를 일으킨다. 우리나라보다 기온이 낮은 일부 유럽 국가에서도 종종 여행자 설사를 경험하는 이유다.
이처럼 설사가 계속되면 대다수가 지사제를 복용한다. 하지만 설사는 바이러스·세균 감염으로 생긴 독소를 배출하기 위한 우리 몸의 방어활동이다. 지사제를 복용해 인위적으로 설사를 멎게 하면 오히려 병을 키울 수 있다. 또한 침습성 세균 등에 의해 심한 장염이 생겨 설사하는 경우엔 패혈증으로 이어져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대한여행의학회는 “여행 중 하루 3번 이상의 설사와 복통 증상이 있으면서 38℃ 이상의 고열이 나거나 대변에서 피, 점액이 섞여 나오면 침습성 세균 등에 의한 장염일 가능성이 크므로 반드시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내 유익균 늘려 장 건강 도와
여행자 설사를 예방하려면 일단 세균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수돗물이나 길거리 음식은 피하고 청결한 물과 음식만을 먹는다. 채소 과일 등을 씻을 때도 생수를 사용한다. 손도 자주 씻는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유해균을 완벽히 차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여행자 설사의 또 다른 예방법은 바로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이다. 유산균은 몸에 좋은 유익균이다. 설사를 일으키는 병원성 미생물·장내 유해균을 죽이거나 증식을 억제한다. 유산균은 장내 환경에 유익한 작용을 하는 균주 ‘프로바이오틱스’ 중 하나다. 유산균은 장 속의 유익균은 늘려주고 유해균은 억제해 탈이 난 장을 자연스럽게 안정시켜준다. 식중독의 원인균이 자랄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또한 똑같은 여행지더라도 개인의 면역력에 따라 세균의 증식 속도와 활동 시간이 달라서 물갈이 증상 여부, 정도에 따라 차이가 난다. 유산균은 면역력을 향상시키고 장을 튼튼하게 하므로 여행 1주일 전 고함량·고기능성 유산균인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면 장내 유익균 수를 늘려 물갈이를 예방할 수 있다.
유산균이 설사 증상에 효과적이라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졌다. 2011년 중앙대병원이 설사형 과민성장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8주 동안 유산균 제제를 투여한 결과 50%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해당 연구진은 “복통 설사 변비 등이 주 증상인 과민성장증후군은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끼치는 질환으로 프로바이오틱스로 이를 개선할 경우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산균의 핵심은 장내 생존율
우리 몸에 100조 마리 이상의 미생물이 존재하며 그들의 대사를 돕는 프로바이오틱스는 일찍이 장내에 유익한 균이자 장 건강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오랫동안 발효식품 등을 통해 우리와 함께해 왔다. 특히 최근 들어 프로바이오틱스는 ‘대세’라고 할 정도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장내세균, 미생물 관련 연구가 바이오산업의 한 축으로 떠오르면서 우리 몸속에 사는 유익균인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도 한창이다.
그만큼 시중에 다양한 유산균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제품 선택 시 가장 따져봐야 할 것은 바로 ‘장내 생존율’이다. 균 자체가 아무리 좋아도 식도와 위를 거쳐 장까지 살아서 도달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유산균은 살아있는 균이기 때문에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소화 과정에서 위산, 담즙산, 소화 효소에 의해 90% 이상은 죽고 나머지 10%만 살아남는다. 즉 유산균이 장까지 살아가려면 위산과 담즙산에 견뎌야 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생존력이 강한 ‘프롤린 유산균’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프롤린(Proline)이라는 아미노산 성분을 첨가한 유산균 제품을 뜻한다. 프롤린은 식물·미생물이 외부적·환경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물질이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하나로 우리 몸에 좋은 콜라겐을 구성하는 성분이다. 프롤린 유산균은 균주의 생존력 자체를 강화시키기 위해 유산균 제조 과정에서 아예 프롤린을 함께 첨가한 것을 말한다. 프롤린이 유산균과 만나면 균주 자체의 내산성(산에 견디는 정도), 내담즙성, 안정성을 향상시킨다.
진주언 드림업 기자 jinwndjs6789@dreamup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