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전격 인하] “시기가 문제였을 뿐… ”인하 예측했던 시장은 ‘차분’

입력 2019-07-19 04:07
KEB하나은행 직원이 18일 서울 중구 본점의 딜링룸에서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37포인트 내린 2066.55, 원·달러 환율은 2.50원 떨어진 1178.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전격적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장은 차분했다. 당초 예상보다 인하 시점이 당겨졌지만 ‘방향성’을 충분히 예측했기에 ‘깜짝 이슈’는 아니라는 분위기다. 미·중 무역분쟁에 이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바라보는 불안심리가 되레 기준금리 인하라는 호재를 압도했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지만, 금·채권 등 안전자산 시장은 들썩일 것으로 내다봤다. 연말에 금통위의 추가 인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8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31% 내린 2066.55로 장을 마쳤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이틀째 하락했다. 기관이 174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697억원, 개인은 999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는 0.17% 내린 665.15로 마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를 내린 것은 호재로 인식된다. 하지만 일본의 수출규제와 2분기 실적 쇼크 우려 등의 악재가 이를 압도하면서 지수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5원 내린 1178.8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0.3원 떨어진 1181.0원에 시작한 환율은 기준금리 인하 결정 직후 1184.5원까지 가파르게 올랐다. 이후 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물량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반영되면서 금값은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한국거래소 금시장에서 금 1g은 전날보다 470원(0.88%) 오른 5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14년 3월 KRX금시장 개장 이후 최고가다.

채권금리도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345%로 전일 대비 0.054% 떨어졌다. 채권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채권금리가 내려가면 채권가격은 오른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를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동시에 경제성장률이 1%대에 진입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저성장·저물가 흐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일본의 수출규제가 다른 산업·품목으로 확대되고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향후 금리 인하 전망을 감안하면 한은이 4분기에 추가로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가 오히려 확대되면 하반기 수출·설비투자 동반 부진이 이어져 국내 경제성장률이 1%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