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뇌피셜’이 계속될지 몰랐어요. 하하하. 근데 이젠 스튜디오가 제 방 같아요. 전현무, 은지원 형을 게스트로 초대해보고 싶어요. 방탄소년단 분들도 와주시면 좋겠어요. 바쁘시니깐 한 분만 오시면 어떨까 싶습니다(웃음).”
최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만난 방송인 김종민(40)은 특유의 넉살 좋은 웃음으로 운을 뗐다. 19일로 꼭 1주년이 된 웹예능 뇌피셜을 기념해 만난 자리였다. 뇌피셜은 히스토리 채널에서 만든 유튜브 예능으로 김종민과 스타들이 일대일로 토론을 펼치는 과정을 담은 토크쇼다.
그의 엄살과는 달리 뇌피셜 채널은 1년 만에 누적 조회 수 4000만회를 훌쩍 넘겼고, 구독자만 23만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위키미키, 우주소녀 등 45명이 넘는 스타들이 지금껏 뇌피셜을 다녀갔다.
10분 정도로 짧게 끊어낸 재기발랄한 편집이 뇌피셜의 매력이다. 무엇보다 별난 주제를 두고 치열하게 맞붙는 김종민과 게스트를 지켜보는 게 백미다. 김종민의 말처럼 “뇌에서 방금 나온, 날 것 그대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스파이더맨 최고의 동료는 누구인가’, ‘외계인은 존재하는가’ 등 엉뚱한 주제들이 매회 테이블에 오르는데, 묘하게 빠져드는 맛이 있다.
이쯤이면 그의 첫 단독 MC 데뷔가 성공적이었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김종민은 “게스트가 매번 저를 이끌어준다”며 겸손해 했다. 지난 8일엔 서울 홍대 거리에서 시민들 수백명과 코요태의 히트곡 ‘우리의 꿈’을 함께 부르는 1주년 기념 플래시몹을 마쳤다. 김종민은 “20년 방송하면서 처음 느낀 감정이었다. 초등학생들도 노래를 따라 불러주는 걸 보면서 특히 뭉클했다”고 했다.
1996년 댄서로 데뷔해 그룹 코요태의 리더로 20년간 팀을 이끌어 온 김종민은 세대를 가리지 않고 두루 사랑받는 연예인 중 하나다. 얼핏 보면 철부지 같지만, 볼수록 우직하고 친근한 그의 모습 덕분이다. 방송 출연에 코요태 공연, 솔로 준비로 인해 한 달에 쉬는 날은 단 이틀 정도. 바쁜 삶을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은 “시청자들과 가까웠으면 하는 마음”에서 나온다고 한다.
“어린 친구들은 저를 편안하게 생각해주는 것 같고, 어르신들은 부족한 데도 포기 않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응원해 주시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코요태의 첫 단독 콘서트를 11월쯤 선보이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라고. 김종민은 “‘노래도 진행 능력도 많이 늘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발전하는 방송인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뇌피셜을 향한 바람도 함께였다.
“방송국처럼 뇌피셜 채널에 버라이어티 콘텐츠도 담고, 음악쇼도 담아보고 싶어요. 요즘 걱정이라면 결혼이 늦어지는 건데, 토크쇼 주제로도 한 번 다뤄보려고요, 하하.”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