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비박계’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 교체 시도

입력 2019-07-09 22:56

바른정당 복당파 출신이자 당내 소장파로 꼽히는 김세연(사진) 자유한국당 의원이 당 지도부로부터 여의도연구원장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당은 김 의원이 원장직을 계속 맡기로 했다며 수습에 들어갔지만, 지도부가 비주류 의원을 당 요직에서 축출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총선을 앞두고 특정 계파색이 강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당 관계자는 9일 “지도부 관계자가 김 의원과 만나 당내에서 여의도연구원장 자리를 내려놓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고 말하면서 사실상 사퇴를 종용했다”고 전했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자리를 넘겨받은 김 의원이 여의도연구원장까지 맡으면 업무가 과중해지지 않겠느냐는 것이 지도부 쪽 이야기였다고 한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비슷한 이야기가 당 안에서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김 의원이 계속 원장직을 하기로 했다”고 기자들에게 해명했다.

하지만 앞선 당직 인사에서 복당파 출신 의원들이 줄줄이 물을 먹었던 터라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당내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선교 전 사무총장 후임으로 비박계인 이진복 의원이 물망에 올랐다가 최종 명단에서 빠진 점, 전임 원내지도부에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약속받았던 복당파 출신 황영철 의원 대신 친박계 김재원 의원이 자리를 차지한 것 등에 비추어볼 때 이번 여의도연구원장을 교체하려고 했던 배경에도 의도적인 비박계 배제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다.

여의도연구원이 총선 공천 시 기초 자료가 되는 여론조사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점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여의도연구원장 교체 시도가 차기 공천 심사에서 특정 계파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한 사전작업 성격에 가깝다는 것이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여의도연구원이 공천 관련 여론조사를 하는 만큼 지도부에서 에둘러 사퇴하란 뜻을 전달한 것 아니겠느냐”며 “이러다가 공천심사위원장까지 특정 계파가 독식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