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 선물세트 포장재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쓴다

입력 2019-06-30 20:39
세계백화점 ‘친환경 패키지’ 중 ‘쿨러 백’(뒤)과 ‘친환경 보냉재’.

내용물보다 덩치가 큰 포장 박스와 스티로폼은 골칫거리다. 특히 명절 후엔 산더미같이 나오는 선물 세트용 포장재 쓰레기 분리수거의 번거로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올 추석엔 이런 고민이 덜어질 듯하다.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앞다퉈 추석 선물세트에 스티로폼과 비닐 포장을 대폭 줄이고 재활용 포장재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소비자들이 쓰레기 분리배출과 친환경 소비에 부쩍 관심을 두자 유통업계가 발 빠르게 나선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친환경 선물 포장재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년간 재활용 가능한 새로운 포장재 도입을 준비해 왔다. 지난 2월에는 설 명절 선물세트에서도 나무와 천 포장을 없애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우선 냉장 정육 선물 포장에 사용하던 스티로폼 상자 대신 종이상자를 도입하기로 했다. 종이상자를 사용하면 이번 추석에만 스티로폼 상자 2만개를 줄일 수 있다. 과일 선물세트 5000여개에도 종이상자를 사용하기로 했다. 새로운 종이 포장재 가격은 2500~3000원 정도로 기존 폴리에틸렌 포장재보다 2배 이상 비싸다.

천 재질 보랭 가방(쿨러백)도 새로 선보인다. 전복, 굴비 등 고가의 선물 세트를 포장할 때 제품 변질을 막기 위해 쿨러백이 쓰인다. 과거에는 부직포 가방이나 스티로폼 상자가 주로 쓰였지만 여러 번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보랭재도 싹 바꿨다. 외부 포장재를 종이로 만들고 내부는 물로 채웠다. 분리배출이 어려운 기존 비닐 아이스 팩과 달리 쉽게 분리 배출해 재활용할 수 있다.

롯데마트도 재활용이 가능한 추석 선물세트 포장재 비중을 50%까지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추석 선물세트에 친환경 포장재를 도입하기 시작했는데 이번에 그 비중을 더 늘렸다. 특히 재사용 가능한 쿨러백을 도입하고 선물세트 상자는 수납 상자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들기로 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26일 영등포구 리테일 아카데미에 고객 200여명을 초청해 추석 선물세트 품평회를 열었다. 고객들은 이 자리에서 친환경 포장재에 관한 관심을 쏟아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친환경 소비에 대한 소비들의 인식이 높아져 친환경 포장재에 대한 호응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쓰레기 분리배출이 번거로워진 것도 친환경 포장재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동안 명절이 지나면 재활용이 어려운 선물세트 포장재는 처치 곤란이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