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에 검게 그을린 어린이들이 모래사장에서 튜브를 굴리며 해맑게 웃고 있다. 사진을 보고 있으면 까르르 웃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사진 속 저곳은 북한 양강도에 있는 압록강 강변. 북한 아이들은 요즘의 남한 아이들과는 같은 듯 다른 느낌을 준다.
‘압록강 아이들’은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압록강 너머 북녘 아이들의 일상을 담은 사진집이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인 저자는 1997년부터 매년 20회 정도 압록강과 두만강 주변을 찾았다. 22년 전부터이니 그동안 400번 넘게 북녘 언저리를 방문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야금야금 책장을 넘기다가 마지막에 등장하는 ‘작가의 말’을 마주하면 누구나 뭉근한 감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강은 경계가 아닙니다. 강은 단절이 아닙니다. 강은 흐르면서 만나라고 하고, 꽁꽁 얼면 어서 건너가라 합니다. 강은 이편과 저편을 나누지 않고 하나로 흐릅니다.”
압록강의 사계절 풍광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이 선사하는 즐거움이다. 사진이 얼마나 강한 힘을 지녔는지도 실감케 만든다. 시인 곽재구는 추천사에 “(이 책에는) 한핏줄의 땅인데도 갈 수 없는 그리운 곳, 그곳의 향수가 꽃향기처럼 은하수처럼 펼쳐져 있다”고 적었다.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