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비션’ 강찬용(26)은 한국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의 산증인이다. 2011년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태동과 함께 프로게이머로 데뷔했다. 2017년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으로 세계 정점에 섰다. 서울 종로구 소재 e스포츠 경기장 LCK 아레나에는 지금도 그의 모습을 본뜬 모형이 전시돼있다.
강찬용은 최근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프로게이머에서 은퇴하면서 원래 계획은 쉬는 것이었다. 근데 7년 동안 한번도 멈추지 않고 달려온 몸이 쉬는 것에 적응을 못하더라”며 “뭐든 해보자 싶어 개인방송을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실제 그가 프로게이머에서 개인방송인으로 전업하는 데 시차는 거의 없었다. 지난해 12월 현역 은퇴를 결심하고 같은 달 바로 개인방송을 시작했다.
세계정상급 프로게이머였던 그의 개인방송은 금세 화제를 모았다. 바둑기사들이 대국의 맥을 짚어주듯, 현역 프로게이머들의 수 싸움을 읽어주는 탁월한 해설이 입소문을 탔다. 수준 높은 중계에 목말라 있던 e스포츠 팬들이 몰려들었다.
현재 강찬용의 개인방송 시청자 수는 평균 4000명가량이다. LCK 대회를 해설할 때는 2만 명까지 치솟는다. 지난달 국제대회였던 ‘LoL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대회가 한창이었을 때는 6만명 넘는 사람들이 그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이 정도의 폭발적인 반응은 그도 예상하지 못했다. 강찬용은 “처음에는 제가 느낀 것들을 얘기했다. e스포츠 팬들의 ‘게임 보는 눈’이 높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또 선수들이 억울하게 비난받는 경우가 줄어들었으면 하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강찬용은 인터넷방송 플랫폼 트위치와 유튜브를 통해 수입을 창출한다. 비중은 트위치 쪽이 더 높다. 후원 계약을 맺어 추가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그는 “때때로 이 정도 후원을 받을 만큼 가치 있는 방송을 하는지 스스로 뒤돌아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남다른 승부욕으로 유명했던 강찬용이다. 개인방송을 갓 시작했을 당시에는 그답게 최고의 방송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 6개월이 지난 지금은 아니다. 현재 그의 지향점은 꾸준한 방송이다. 강찬용은 “언제든 늘 같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강찬용은 은퇴 후 개인방송 크리에이터로 전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남겼다. 그는 “프로는 프로답게 현재에 집중해야 한다”며 “성적으로 인정받으면 은퇴 후 어떤 분야에 뛰어들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진다. 당장은 프로게이머 생활에 집중하라고 추천하고 싶다”고 전했다.
글·사진=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