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된 지식재산권(IP)이 다양한 플랫폼으로 가지를 치며 게임사 성장의 기반이 되고 있다. 근래에는 PC에서 성공한 게임들이 콘솔(비디오 게임)이라는 새 옷을 입고 제 2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세계 게임 시장은 2017년 1620억 79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2.0% 성장했다. 눈여겨 볼 점은 콘솔의 비중이다. 콘솔 게임은 24.6%의 점유율로 모바일 게임(35.6%)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콘솔 게임은 국내에서도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 국내 콘솔 게임 산업은 전년 대비 42.2% 성장한 3734억원 규모로 조사됐다. 수출 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 콘솔 게임은 2017년 총 9919만 달러의 수출 규모로 전년 3387만 달러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게임 수출 부문에서 가장 큰 증가폭이다.
국내 게임사들은 PC에서 성공한 게임 IP를 콘솔로 이식하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자사 캐시카우인 ‘크로스파이어’의 IP를 활용한 콘솔 신작 ‘크로스파이어X’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에서 진행된 ‘E3 2019 엑스박스 브리핑’에서 필 스펜서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은 직접 단상에 올라 2020년을 목표로 크로스파이어X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필 스펜서 부사장이 세컨드 파티 작품을 직접 발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마이크로소프트는 크로스파이어 프랜차이즈의 팬으로 오랜 시간 스마일게이트와의 협업을 추진해 왔다”며 “스마일게이트 또한 이전부터 IP의 콘솔 버전 개발에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번 파트너십 계약이 성사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크로스파이어의 서비스 플랫폼을 온라인과 모바일에 이어 콘솔까지 확장시키면서 더욱 많은 글로벌 이용자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됐다. 콘솔과 엑스박스의 인기가 높은 북미와 유럽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모멘텀을 확보했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크로스파이어는 이 외에도 영화, 드라마, e스포츠 등의 문화 콘텐츠와 접목해 다각도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펄어비스의 대표 IP인 ‘검은사막’ 또한 다중 플랫폼 전략에 발맞춰 콘솔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로는 유일하게 자체 개발 엔진을 보유하고 있는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콘솔 버전을 자체 개발해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펄어비스는 지난 11일 검은사막을 ‘플레이 스테이션4’ 버전으로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다음달 2일부터 사전 예약이 시작된다. 검은사막의 콘솔 버전은 이미 한 차례 검증을 거쳤다. 펄어비스는 지난 3월 ‘검은사막 엑스박스 원’을 북미와 유럽에 출시해 두 달 동안 50만장이 넘는 판매를 기록했다. 지난달 9일에는 구독형 게임 서비스인 게임패스에 검은사막 엑스박스 원을 출시해 4일 만에 인기 순위 5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펄어비스 자체 엔진인 ‘블랙 데저트 엔진’은 실사에 가까운 3D 그래픽과 화려한 액션을 구현하는 데 특화돼 있다. 자체 엔진을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플랫폼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며 “콘솔 버전에 최적화된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개발한 상태다. 앞으로 콘솔 게임의 서비스 지역을 순차적으로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