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에 반전… 불붙은 K리그 중원

입력 2019-06-24 19:23
대구 FC 세징야가 22일 DGB 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K리그 서울 FC와의 경기에서 슛을 쏘고 있다. 최근 K리그에선 상위권 진출을 노리는 대구와 강원 FC, 상주 상무의 치열한 중원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촉발된 축구 열풍을 탄 K리그의 기세가 그 어느 때보다 맹렬하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와 엎치락뒤치락 뒤엉키는 순위 경쟁은 풍성한 볼거리다. 그중에서도 대구 FC와 강원 FC, 상주 상무가 벌이는 치열한 중원 싸움이 백미(白眉)다.

대구와 강원, 상주는 24일 기준 각기 4위(승점 28), 5위(승점 24), 6위(승점 24)로 K리그1 중·상위권에 포진해있다. 나란히 7승을 거둔 세 팀은 상위권을 구성한 ‘빅 3(전북 현대·FC 서울·울산 현대)’을 바짝 추격하는 중이다. 이들은 시·도민 구단과 군경 팀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빼어난 경기력으로 관중들을 들썩이게 만든다. 이제야 정규 라운드 절반이 치러진 만큼,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K리그1 1~3위 팀에게 주어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할 가능성도 높다.

올 시즌 대구는 명실상부한 ‘돌풍의 팀’이다. 올해 개장한 축구 전용구장 ‘대팍(DGB 대구은행파크)’에서 “쿵쿵”하고 펼쳐지는 발 구르기 응원은 대구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세징야와 에드가, 김대원으로 이뤄진 삼각 편대는 팬들이 기대하는 화끈한 공격을 선보인다. 이번 시즌 세 선수가 기록한 유효 슈팅은 78개로 다른 팀 공격진을 압도한다.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도 리그에서 두 번째로 적게 실점(12점)하며 선방하고 있다. 처음 출전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K리그에서는 그 어떤 팀보다 뜨겁다.

강원은 위대한 역전극을 써내며 중위권 다툼에 불을 붙였다. 강원은 전날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0-4로 지고 있다가 연달아 다섯 골을 터뜨리며 5대 4로 이겼다. K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네 골 차 승부를 뒤집은 것이다. 김병수 감독은 이날 승리로 4경기 무승(2무 2패)의 고리를 끊어내며 반등의 계기를 잡았다. 지난 시즌 득점 2위(24골)인 제리치가 아직 4골에 불과한 만큼, 그의 골 결정력이 되살아날지가 관건이다. U-20 월드컵에서 활약한 이광연·이재익도 가세하며 힘을 싣는다.

지난해 리그 10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던 상주도 두 달 넘게 5~6위를 고수하고 있다. 주로 중하위권 팀에게 꾸역꾸역 이기며 성실히 승점을 수집했다. 7골 1도움을 올린 박용지를 중심으로 윤빛가람, 김민우 등이 제 몫을 다한다. 다만 전북이나 울산, 서울 같은 강팀들을 상대로는 전패한 것이 약점이다. 대구와 강원보다 한 경기 덜 치른 상주에게는 보다 높이 올라갈 기회가 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