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현 남편과 결혼 생활 중 유산… 감정기복 심했다”

입력 2019-06-21 04:06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사진)이 현 남편 홍모(37)씨와의 결혼생활 중 유산을 했으며 이후 감정 기복이 매우 심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국민일보가 취재한 고씨와 현 남편 홍씨의 지인들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해 자연유산 후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난 친아들(5)에게 강한 집착을 보였으며, 감정 기복이 심해져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을까 늘 조바심을 가져야만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남편 홍씨는 “고씨가 결혼생활 내내 자신에게 하는 말과 고씨 가족들에게 하는 말이 달랐다”며 “고씨를 만난 후 전 남편 강모(36)씨와 고씨가 이혼 조정 중이었다는 사실을 알았고, 만약 고씨가 전 남편과 이혼하지 않은 사실을 알았다면 절대 만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7일 숨진 이들의 아들은 2차 부검 결과 압착에 의한 질식사라는 소견을 받았다. 아들의 사인을 수사 중인 청주 상당경찰서는 고씨와 홍씨를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의, 과실, 단순변사 등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수사 중”이라며 “25일쯤 제주에서 고씨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면 사건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고씨와 홍씨는 제주와 청주를 오가며 지내왔다. 고씨가 청주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간혹 글을 올린 적이 있지만 동네에서 친분을 나눴던 지인들을 찾기는 어려웠다. 이들이 지난달까지 거주했던 청주의 한 아파트 주민은 “고씨와 같은 동에 사는데도 고씨를 알거나 마주친 사람이 없는 걸로 안다”고 했다. 이 아파트 단지 내 미용실 직원은 “자녀들과 함께 살지 않아 놀이터에서도 마주친 사람이 없었다더라”고 했다.

고씨와 전 남편 강씨 주변인들은 한결같이 불행했던 강씨의 결혼생활을 언급했다. 고씨가 밤늦게 귀가하는 일이 잦았고, 아이를 돌보는 일로 충돌할 때면 차라리 자신을 죽여 달라고 난동을 부리는 등 큰 소동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 지인은 “고씨가 잦은 분노조절장애 의심 증세를 보여 강씨가 병원 치료 등을 권유했지만 거부했다”고 전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