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택 목사 크리스천의 생존] 달아나려다 결국 순종한 요나처럼… 말씀 붙들어야 위기 극복

입력 2019-06-21 00:08
대구동부교회 청년들이 2017년 8월 경북 김천 경북청소년수련원에서 개최된 바울수련회에서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대구동부교회 제공

우리 국민은 대한민국이라는 같은 배를 타고 있다. 이 배에는 예수를 믿는 사람도 많지만 믿지 않는 사람도 많다. 문제는 대한민국호가 먼바다에서 심한 태풍을 만난 배처럼 흔들리고 있어 우리 운명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이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분명한 것은 우리는 요나처럼 선장도 아니고 선원도 아니며 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만일 배가 난파되면 예수를 믿는 사람이나 믿지 않는 사람이나 모두 똑같이 바다에 빠질 수 있다.

그러나 성경은 폭풍을 만났을 때 배에 탄 사람들의 생명까지 하나님이 책임지신다고 말씀하신다. 구약성경에선 다시스로 가는 배를 탔던 요나와 그 일행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요나만 바다에 빠지고 모두 살았다. 신약성경에선 로마로 압송되다가 유라굴로라는 광풍을 만났던 사도 바울과 일행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요나와 바울이 위기 때 영적 리더십을 찾았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이 요나에게 임했다. 악한 성 니느웨로 가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요나는 “여호와의 얼굴을 피하려고”(욘 1:3), 즉 하나님의 말씀을 피해 도망친다. 듣기에 좋고 마음에 드는 말씀만 예언하고 사람들에겐 인기가 없는 말씀은 전하지 않은 것이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은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살았다. 예배나 제사를 드리지 않은 것도 아니다. 단지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상대화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절대적인 말씀으로 생각하지 않고 자기 마음에 드는 것만 받아들이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무시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요나는 많은 이스라엘 사람들 속에, 혹은 이방인들 속에 숨어버리면 하나님이 못 찾을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하나님은 요나를 포기하지 않으셨다. 바다에 큰 폭풍이 일어난 것은 하나님이 요나를 포기하지 않으셨다는 증거다.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에 큰 난리와 어려움이 생기는 것은 하나님이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셨다는 뜻이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일찌감치 포기하셨더라면 그냥 내버려 두시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하나님의 백성이 아무것도 깨닫지 못하고 이기심과 생활 편의에 더욱더 빠져들어 ‘뭐 별일 있겠어’라며 넘어가려 한다면 ‘폭풍’은 심해진다. 역사학자 토인비는 “도전에 대해 응전하지 않는 나라나 문명은 망한다”고 했다.

우리는 지금의 도전에 무엇이든 반응하고 응전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 반응이 없다. 그저 나 몰라라 하고 잠만 잔다. 요나는 하나님을 믿지 않는 선장으로부터 기어이 책망을 당한다.

아마도 선장은 배 밑에서 태평스럽게 자는 요나를 본 것 같다. 그리고 너무나 기가 막혀서 “자는 자여 어찌함이냐”고 묻는다. 지금 모든 사람이 죽느냐 사느냐 난리인데 너는 어찌된 사람이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잠만 자고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너도 좀 네가 믿는 하나님께 기도해보라고 책망한다. 한 사람이라도 힘을 합해 기도하면 어떤 신이든지 우리를 도와줄지 모른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에게 가장 창피한 일은, 어려움이 터졌는데도 너무 기도하지 않아서 믿지 않는 사람들로부터 기도를 좀 하라는 핀잔을 듣는 것이다. 그보다 더 창피한 일은 믿지 않는 사람에게 “제발 믿음을 좀 가져봐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드디어 선장은 극단적 선택을 한다. 이렇게 지독한 폭풍이 부는 것은 분명히 신이 노한 것이며 누군지 모르지만 신을 노엽게 하는 죄를 지은 자가 이 가운데 있다고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살인하고 도망친 사람이나 도둑질한 사람이나 남의 여자를 빼앗은 사람이 아니었다. 하나님의 말씀을 업신여기고 도망치는 요나 선지자가 뽑힌다.

폭풍이 불고 위기에 빠질 줄 알았다면 요나는 절대로 배를 타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육로를 이용해 다른 곳으로 피했을 것이다. 그만큼 듣기 싫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을 피하려 했다.

요나는 일단 제비에 뽑혔기에 자기가 누구이며 무슨 죄를 지었는지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요나는 “나는 바다와 육지를 지으신 하늘의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로라”라고 고백한다.

하나님의 백성은 절대로 하나님의 말씀을 피하면 안 된다. 우리가 하나님의 얼굴을 피하는 유일한 길은 양심을 스스로 죽이는 것이다. 요나와 이스라엘 백성의 죄는 양심을 죽여 놓는 데 있었다. 우리의 양심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회개하라고 있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도 하나님의 말씀을 너무나 상대화해왔다. 하나님의 말씀을 인간의 말과 똑같이 취급했다. 아니 오히려 더 업신여겼다. 이것이 하나님을 진노하게 만드는 가장 무서운 죄였다.

요나에게 하나님의 영감이 회복되고 있을 때 목숨 걸고 말씀에 순종했다. 그랬더니 능력이 나타나면서 폭풍과 바다가 잔잔해졌다. 목숨 걸고 바다에 빠지자 큰 고래 같은 물고기가 와 그를 삼킨 후 나중에 토해내서 결국은 살게 됐다. 이처럼 목숨 걸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때 능력이 나타난다.

하나님은 온 천지를 만드신 분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싶은 부분만 듣거나 세상 이론을 섞으면 재앙이 일어난다. 우리 중에 죽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죽을 각오를 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면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살게 될 것이다.

김서택 목사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