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국민연금 소득재분배 유지 여부 논의해야”

입력 2019-06-17 19:13 수정 2019-06-17 21:30

김성주(사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국민연금에서 소득재분배 기능을 하는 이른바 ‘A값’을 유지할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캐나다 소득비례연금(CPP)은 낸 만큼 수급하는 구조인 순수소득비례형인데 국민연금에는 ‘A값’이라는 강력한 소득재분배 기능이 있다”며 “이 제도를 계속 유지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 수급액 산정에 쓰이는 ‘A값’은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최근 3년간 월평균 소득을 의미한다. 자신의 연금액을 책정할 때 타인의 소득이 반영되는 것 자체가 소득재분배 기능이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 A값은 고소득층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내리고 저소득층의 소득대체율을 올리는 효과를 낸다. A값을 없애고 동일한 소득대체율을 적용하면 고소득자와 저소득자의 연금액 격차가 벌어져 저소득자에게 불리하다.

김 이사장은 A값 폐지와 관련해 “국민연금 수급에 대한 세대 간 불평등 문제, 소득계층 간 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주장이 있다”고 했다. 소득재분배 기능은 기초연금과 같은 조세기반 제도가 담당하고 국민연금은 낸 만큼 돌려받는 순수소득비례로 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다만 “지금은 이런 근본적인 구조개혁안을 꺼낼 여건이 안 된다”며 “(국민연금을 통한) 소득보장이 어느 정도 되고 재정건전성도 이뤄지면 (이런)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정부가 노인연령 상향조정에 착수하면서 국민연금 수급 시기도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그는 “소득 크레바스(은퇴 후 연금 수급까지 소득이 없는 기간)를 견딜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수급연령만 올리는 건 연금제도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