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의붓아들 의문사 수사 답보… 단서 확보 난항

입력 2019-06-17 19:38

제주도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유정(36·사진)의 의붓아들 A군(4)의 의문사에 대한 경찰 수사가 석달 넘게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청주 상당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A군의 사망 원인을 찾고 있으나 17일 현재 유의미한 단서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실시한 고씨의 현 남편 B씨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B씨의 진술이 ‘거짓’으로 나온 것도 수사 혼선을 부채질하고 있다.

숨진 A군의 입 주변에는 소량의 혈흔이 남아 있었지만 갈비뼈 골절이나 강한 흉부 압박 흔적은 부검에서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검사도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소견이 나왔다. 외상이나 장기 손상은 발견되지 않았고, 약물과 독극물은 검출되지 않았다. 심폐소생술의 흔적도 없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돌연사에 무게를 뒀으나 고씨의 전 남편 살인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의붓아들 사망사건에 대한 범죄 가능성도 다시 한 번 살펴보기로 했다.

A군은 지난 3월 2일 오전 10시쯤 충북 청주 자택에서 친아버지이자 고씨의 현 남편인 B씨와 침대에서 함께 자던 중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서 구급대원인 B씨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함께 잠을 잔 아들이 숨져 있었고 아내 고유정은 다른 방에서 잤다”고 진술했다.

B씨는 최근 제주지검에 고씨가 아들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A군 사망 사건에서 고씨는 참고인 신분에서 피의자(피고소인) 신분으로 전환됐다. 경찰은 오는 25일쯤 제주에서 고씨를 재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의, 과실, 단순변사 등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