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억 로또 1등 당첨됐던 30대, 주점 절도범으로 전락

입력 2019-06-17 19:13 수정 2019-06-17 21:24

로또 1등 당첨금으로 19억원의 거액을 손에 쥐었던 남성이 8개월 만에 이를 탕진하고 10여년간 교도소를 들락날락하다 최근에 또 절도로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부산과 대구지역 식당에서 귀금속을 훔치는 등 10여 차례에 걸쳐 절도행각을 벌여온 A씨(39)를 상습절도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 부산 연제구 한 주점에서 종업원을 속여 밖으로 내보낸 뒤 4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치는 등 부산·대구지역 식당 16곳에서 3600만원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범행 현장 CCTV로 범인 행적을 쫓던 중 A씨가 택시를 타고 도주할 때 택시기사에게 “예전에 로또 1등에 당첨된 적이 있다”고 자랑한 사실을 확인하고, 1등 당첨자들을 확인한 끝에 실제 당첨자인 A씨를 범인으로 특정해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13년 전인 2006년 20대 중반에 절도행각으로 경찰에 수배받던 도중 우연히 산 로또가 1등에 당첨되며 19억원 가운데 세금을 제한 14억원가량을 손에 쥐었다. A씨는 처음에는 당첨금을 가족들에게 쓰며 새 인생을 사는 듯했지만 얼마 안 가 도박장과 유흥시설을 드나들며 직원에게 수백만원을 뿌리는 등 8개월여 만에 돈을 모두 탕진했다.

돈을 모두 날린 후 A씨는 좀도둑으로 전락해 대구 금은방에서 범행하다가 잡혀 1년간 복역했고, 출소 후 금은방 18곳에서 또 범행해 2008년 다시 검거됐다. A씨는 2014년에도 영남지역 휴대전화 할인매장과 식당, 의류매장 등에서 135차례에 걸쳐 1억3000만원을 훔치다가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