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애국당이 광화문광장에 무단으로 설치한 천막을 두고 서울시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U-20 월드컵 결승전 광화문광장 거리응원이 무산되면서 강제 집행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애국당에 천막을 자진 철거 하지 않으면 행정 대집행을 하겠다는 내용의 계고장을 3차례 보낸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마지막 계고장의 자진 철거 시한은 지난 13일 오후 8시였다. 축구협회 측은 U-20 결승전이 열리기 전날인 지난 15일 ‘광화문광장 구조물’로 인한 안전 문제를 이유로 거리응원 행사를 상암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했다.
애국당은 지난달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등을 요구하며 천막을 설치했다. 그러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광화문광장이 마치 본인의 땅인 것처럼 자신의 정치적 견해에 따라 세월호 단체에 혜택을 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애국당은 자신들의 천막을 철거하려면 세월호 기억공간도 함께 철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애국당 천막 설치가 불법이라고 보고 있지만 강제 철거로 인한 충돌을 우려하고 있다. 애국당 당원들을 비롯한 관계자 등 상주 인원이 수십명에 달하는데다 광화문광장을 지나는 시민들도 많은 상황이어서 충돌이 빚어지면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최대한 자진철거를 유도한다는 방침이지만 애국당은 오히려 천막 구조물의 크기를 키우며 무기한 점거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불법 구조물인 만큼) 자진 철거를 하지 않을 경우 대집행을 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지만 구체적인 시기를 특정해서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