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FIFA U-20 남자 월드컵’ 결승전이 열린 16일 새벽 전국이 대표팀을 응원하는 붉은 물결로 출렁였다. 한국 남자축구 최초로 FIFA 대회 결승 진출이라는 쾌거에 이른 시간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응원전에 나섰다.
단체 응원전이 열린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은 축제 분위기였다. 전날 밤 11시부터 행사 시작이었지만 훨씬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경기장에는 2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였다. 초대형 태극기 퍼포먼스에 분위기가 달아올랐고 꽹과리와 북도 흥을 돋웠다. 붉은색 옷을 입고 각종 응원도구를 든 시민들은 경기 내내 ‘대~한민국’을 외쳤다. 특히 경기 시작과 동시에 터진 이강인 선수의 첫 골에는 경기장이 떠나갈 듯 함성이 터져 나왔다. 비록 경기에는 졌지만 시민들은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 대단하다”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응원 함성은 전국에서 동시에 울려 퍼졌다. 특히 대구는 정정용 감독과 고재현 선수(대구FC) 출신 지역이라 응원열기가 더욱 뜨거웠다. ‘DGB대구은행파크’(포레스트 아레나)에 시민 1만여명이 모였는데 당초 예상한 5000여명을 훌쩍 넘겼다. 대구시민들은 경기 내내 ‘대~한민국’을 외쳤고 경기가 끝난 뒤에도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정 감독 모교인 경일대 재학생 1000여명도 교내 학생식당에 모여 선배와 대표팀을 응원했다. 대구에 사는 정 감독 가족들도 부모님 집에 모여 대표팀을 응원했다.
수비수 이지솔, 미드필더 김세윤 선수를 배출한 대전에서도 왕복 6차로의 중앙로를 2만5000여명의 응원단이 가득 메웠다.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고 선수 이름을 부르며 응원전을 펼쳤다. 대회 내내 선방을 펼친 주전 수문장 이광연 선수의 고향인 충남 예산에서도 단체응원전이 벌어졌다. 예산종합운동장에 500여명이 모였는데 이 선수의 가족들도 함께 했다. 이 선수의 아버지 이용길씨는 “그동안 광연이가 잘했으니 맘 편히 와서 푹 쉬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세종시 호수공원과 보령시 동대동 한내로터리 광장 등지에서도 응원전이 펼쳐졌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에는 7000여명의 시민과 관광객들이 모여 대표팀을 응원했다. 하프타임 때는 공연에 맞춰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춤을 췄다. 부산 서면 젊음의 거리에도 5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도 단체응원전이 펼쳐졌는데 울산 현대고 출신 최준 선수의 아버지도 함께 했다. 문수경기장에서는 울산 현대고 출신 3인방인 최준, 오세훈, 김현우 선수의 모습이 나올 때마다 함성이 터져 나왔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문화광장에는 5000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몰려들어 대표팀 주장을 맡은 황태현 선수(안산 그리너스FC 소속) 등을 응원했다. 수원 월드컵경기장에도 1만여명의 시민이 관중석을 가득 채웠다.
대구·대전=최일영 전희진 기자, 전국종합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