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세계적 수준의 자율주행 시스템 상용화를 위해 글로벌 업체들과의 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사업 파트너사인 미국 자율주행 업체 ‘오로라’에 전략 투자하고 독보적인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오로라와의 협력을 통해 ‘무결점의 완벽한 자율주행차’를 조기에 출시,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자율주행 생태계의 판도를 선도하는 게임 체인저로 급부상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2017년 미국에서 설립된 오로라는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부문에서 월등한 기술 역량을 보유한 기업이다. 구글의 자율주행 기술 총책임자였던 크리스 엄슨과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총괄 스털링 앤더슨, 우버의 인식기술 개발 담당 드루 배그넬 등 세계적인 자율주행 기술 선구자들이 창립했다는 점에서 오로라는 초창기부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현대·기아차와 오로라는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CES)에서 협력 관계를 약속한 이후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 ‘넥쏘’를 활용한 자율주행 기술을 공동 연구해 왔다. 3사는 현대·기아차에 최적화된 자율주행 플랫폼을 도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오로라의 자율주행 시스템 ‘오로라 드라이버’를 통해 인공지능(AI) 기반 기술과 인지 및 판단 영역에서 협력을 강화해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현대·기아차는 2021년 친환경차를 활용해 ‘레벨 4’ 수준의 로봇택시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뒤 사용자가 운전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는 ‘도어 투 도어’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글로벌 업계에선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공동 투자 및 개발이 활발하다. 미국 포드와 독일 폭스바겐은 자율주행차용 연구개발 합작사를 설립한다고 최근 밝혔다. 폭스바겐 그룹은 2~3년 내 중국 시장 전용 자율주행차를 개발·생산 및 출시할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 다임러는 BMW와 전략적 협업을 통해 자율주행과 운전자 보조 시스템, 자동주차 분야에서 2025년까지 실질적인 기술 발전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르노그룹과 합병을 시도 중인 피아트·크라이슬러(FCA)도 오로라와 함께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나섰다.
스털링 앤더슨 오로라 공동설립자 겸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자율주행 사업 파트너인 현대·기아차와 함께 자율주행 기술 보급에 따른 혜택을 대중에 전파할 수 있는 강력한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