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변수를 넘어서라’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 돌입

입력 2019-06-13 18:55
호주 시드니에서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최대 빛 축제 ‘비비드 시드니’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갤럭시 S10 5G’ 등 삼성전자의 최신 제품들을 체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행사장에 ‘삼성 일렉트릭 플레이그라운드’를 오픈하고 15일까지 다양한 자사 제품을 선보인다. 뉴시스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사업부문별로 간소하게 진행한다. 삼성전자는 해마다 6월과 12월 두 차례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었다. 전 세계 주요 경영진이 한자리에 모여 경영 전반을 점검하고 향후 전략을 의논하는 자리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전체 경영진이 모이지 않고 사업부문별로 각자 일정을 정해 회의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중 무역전쟁 등 대내외 경영 환경이 시시각각 급변하는 상황이라 민첩하게 대응하는 차원의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은 13일 수원사업장에서 고동진 사장 주재로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갤럭시 폴드, 갤럭시 노트10 등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출시 일정 및 판매 전략과 화웨이 제재에 따른 스마트폰 시장 대응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갤럭시 폴드 출시 시기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늦어도 7월에는 폴드를 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4월 제품 리뷰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로 출시를 연기한 뒤 구체적인 출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문제점을 어느 정도 보완했지만 출시 시기를 결정하지 못하는 것은 갤럭시 폴드가 세계 최초 폴더블폰이어서 완성도에 관한 기준점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트10 출시 일정을 고려하면 폴드 출시를 마냥 미룰 수는 없다. 노트 시리즈는 그동안 8월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때문에 폴드는 늦어도 7월에는 시장에 나와야 스마트폰 제품 전개에 문제가 안 생긴다는 게 중론이다.

중저가 시장 판매 전략도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 판매 목표치를 하향 조정한 상황이라 삼성전자는 갤럭시 A, M 등 중저가 라인업을 중심으로 온라인 판매를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부품(DS)부문은 다음 주 전략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역시 화웨이를 중심으로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반도체 시장 상황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는 게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전(CE)부문은 올해 상반기에는 별도 회의 없이 김현석 CE부문 대표이사가 글로벌 주요 거점을 돌며 사업 현황을 점검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12월 열리는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기존처럼 세트(IM·CE)부문과 부품(DS)부문으로 나눠 해당 부문 경영진 전체가 모이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1일 반도체, 디스플레이 경영진과 만나 경영 상황을 점검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에는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전에도 글로벌 전략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외부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기술 초격차를 주문한 만큼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는 이를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중심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