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초대 비서실장, 47세에 해군 소위 임관

입력 2019-06-11 19:38
미 해군 제복 차림의 라인스 프리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10일(현지시간) 부통령 직무실에서 열린 해군 장교 임관식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왼쪽은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 숀 스파이서 전 백악관 대변인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라인스 프리버스(47)가 해군 소위로 임관했다. 백악관 관리 중 최상위 서열에 올랐던 인물이 초급 군 장교로 근무하게 된 것이다.

프리버스 전 비서실장은 10일(현지시간) 열린 미 해군 임관식에서 소위로 정식 임관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프리버스는 트위터에 임관식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고 “멋진 하루다. (해군으로) 복무하게 돼 영광”이라고 적었다. 프리버스와 그의 가족은 임관식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을 진행했다.

전직 백악관 비서실장을 군 장교로 복무할 수 있도록 한 이는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이다. 프리버스는 수개월 전 매티스 전 장관의 추천을 받고 예비역 장교로 임관 절차를 밟아왔다고 WP는 전했다. 매티스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이다. 그는 프리버스와 6개월간 백악관에서 함께 근무했다.

미 해군은 지원자 42명 중 프리버스를 포함한 5명을 인사장교로 최종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장교의 연령 상한선은 42세지만, 프리버스의 경우 예외가 적용됐다.

프리버스 전 비서실장이 해군에 입대한 건 가족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프리버스는 군에 제출한 성명에서 “일리노이주 해군 기지에서 훈련생들을 가르쳤던 아버지와 해군 군의관이었던 누이가 항상 자랑스러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백악관 비서실장 재임 당시 예멘 대테러작전 도중 전사한 라이언 오웬스 해군 특수부대원의 가족을 만난 이후 해군으로 복무해야겠다는 사명감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프리버스 전 비서실장은 2011년부터 6년간 미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초대 비서실장으로 내정됐다. 그러나 프리버스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한 달도 안 돼 반(反)이민 정책 관련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교체론에 휘말렸고, 앤서니 스크라무치 당시 백악관 공보국장과의 권력싸움에서 밀려 6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러시아스캔들 특검 수사 보고서에 따르면 프리버스는 비서실장 재임 시절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제프 세션스 당시 법무장관의 사직서를 받아오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이를 어기기도 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