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거세지는 주주행동주의

입력 2019-06-05 22:19
국내 증시에 주주행동주의가 다시 거세지고 있다. KB자산운용이 3대 주주로 있는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에 5일 주주서한을 보내면서 본격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섰다. 한진칼 2대 주주인 KCGI(강성부펀드)도 지난해 말 한진칼의 단기차입금 사용 명세서를 열람하게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이날 SM엔터테인먼트에 주주서한을 보내 이수만 회장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과의 합병과 배당을 요청했다. KB자산운용은 “라이크기획은 SM엔터테인먼트 매출액 6% 규모의 인세를 수령한다”며 “라이크기획이 SM엔터테인먼트에서 수취하는 인세는 소액주주와 이해상충이 된다”고 밝혔다. 지난 3년간 SM엔터테인먼트가 영업이익의 46%를 라이크기획에 인세로 지급했는데 SM 주주 입장에서는 번 돈의 절반을 뺏기는 셈이라는 주장이다.

KB자산운용은 “주주와 오너 간의 이해상충은 사회적 문제로 확대될 수 있고 최악의 경우 주주소송을 겪게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SM의 와이너리, 레스토랑 사업 등이 SM을 퇴사한 이수만 회장의 개인 취향을 반영한 사업이란 사실은 구태적인 기업문화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SM엔터테인먼트의 배당에 대한 요구도 서한에 담겼다. KB자산운용은 “배당성향 30%의 주주정책 수립을 제안한다”며 오는 20일까지 주주서한에 대한 답변을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해 주주행동주의를 이끈 KCGI도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KCGI는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한진칼의 회계장부 열람 허용 가처분 신청을 냈다. KCGI는 “지난해 12월 이사회 결의가 이뤄진 신규 차입과 관련해 3개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신규 차입금 총 600억원의 사용내역 명세서, 구체적인 사용내역, 증빙서류의 열람과 등사를 허용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7개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신규 차입금 1000억원에 대한 사용내역 명세서도 보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한진칼은 지난해 12월 5일 만기도래 차입금 상환자금 조달 및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서라며 단기차입금을 1600억원 늘렸었다. 한진칼 측은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