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이낙연 이어 황교안 출마설… 달아오른 종로 ‘대선 전초전’ 되나

입력 2019-06-06 04:02

정치 일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구가 10개월 앞둔 21대 총선에서 골리앗들의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여야 대권 잠룡들의 ‘종로 결전’이 성사되면 2022년 대선 전초전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자유한국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을 이끄는 김세연 의원은 5일 황교안(사진) 당대표의 총선 출마 문제에 대해 “종로 출마가 가장 정공법”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공천과 관련된 부분은 내가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면서도 “(총선을) 진두지휘하기 위해서는 종로 출마 정도의 결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당 선거 전략을 짜는 핵심 축인 여의도연구원장이 사실상 황 대표 종로 출마를 공개적으로 권유한 것이다.

황 대표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향후 행보 선택지에 종로 출마도 올려놓은 분위기다.

한국당에서는 황 대표의 총선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황 대표 본인의 대권 도전을 위해서도 원내 입성이 중요 관문으로 꼽힌다. 다만 방식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종로 출마를 말하는 쪽은 황 대표가 여권 거물급 인사와 맞붙어 총선 최대 승부처가 될 수도권 전투에서 승기를 잡아주길 바란다. 반면 당대표가 자기 선거에 묶이게 되면 전체 총선 판이 꼬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비례대표로 출마해 전국 지원유세를 돌며 총선을 지휘하는 것이 당에 유익하다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2년 19대 총선 때 비례 11번을 받은 뒤 전국 판세를 뒤집는 데 주력했다.

여권에서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낙연 국무총리, 현역 종로 의원인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후보로 거론된다. 임 전 실장은 지난 3월 정 전 의장을 찾아가 종로로 이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현 주소인 은평구를 떠나 종로행을 택한 것을 두고 사실상 종로 출마 뜻을 굳혔다는 해석이 나왔다. 황 대표와 임 전 실장은 1989년 ‘임수경 방북 사건’ 당시 공안 검사와 피의자(전대협 의장)로 만났던 악연도 있다.

이 총리는 총선 역할론과 관련해 “심부름을 시키면 따르겠다”며 지역구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당내에서는 총리 출신인 만큼 정치적 상징성이 큰 종로에 출마하는 것이 적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 전 의장의 재출마 가능성도 변수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3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종로는 정치인이라면 한 번쯤 도전하고 싶어하는 곳”이라며 “총선 구도와 상대 당에서 어떤 후보를 내보낼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후보가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호일 심희정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