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테인리스강 메이커 청산강철 그룹이 대규모 냉연 공장 신설을 위한 투자의향서를 부산시에 제출했다. 이에 철강업계와 자동차업계는 국내 산업을 고사시키는 무분별한 외자유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철강협회 및 관련 업계는 4일 성명서를 내고 “한국 내 생산거점 마련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스테인리스 냉연 업계는 고사하고 실업률이 상승하는 등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부산시에 청산강철 부산공장 투자건 검토 백지화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미 공급 과잉 상태인 국내 스테인리스 냉연 업계에 청산강철이 저가 열연과 세제혜택을 무기로 냉연제품을 대량 판매할 경우 국내 수요 전체를 잠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철강협회는 “청산강철의 국내 진출은 국제 무역규제로 인한 열연 제품 판로 축소에 대응한 우회 수출 거점 및 신규 판매처 확보 의도로 파악된다”면서 “중국·인도네시아산 소재를 가공한 청산강철의 냉연 제품이 한국산으로 둔갑해 수출될 경우 한국은 우회 수출처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다”고 반발했다. 이어 “그 같은 상황은 무역 제재 확대의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전자 등 국내 핵심 수출산업에 필수 소재를 공급하는 스테인리스강 업계에서 해외 업체가 우월한 위치에 있게 되면 국내 제조업의 안정적인 발전에도 위협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업계는 주장했다.
자동차업계 역시 이같은 상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국내 스테인리스 냉연업체가 고사하게 되면 수소경제의 핵심 분야인 수소자동차 연료전지용 첨단 스테인리스강 소재 개발 등 미래 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