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있는 동안 생활하던 곳이 중부지역에 있는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근처였습니다. 미시시피강을 사이에 두고 일리노이주와 미주리주가 만나는 곳입니다. 미국에서의 짧은 생활이지만, 생각하면 엄청난 어려운 일들을 많이 겪은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나그네의 삶이 무엇인가를 새롭게 배우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모두가 나그네와 같은 이민 사회에서, 같은 한국 사람들로 인하여 적지 않은 사람들이 상처를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지역이 강퍅한 이유를 한가지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영적인 눈으로 보니 영적 전쟁터와 같은 세상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방해하는 영적 싸움이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이런 싸움은 근처 일리노이주에 있는 링컨 박물관을 관람했을 때 더욱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그 땅은 수많은 사람의 울부짖음과 통곡이 있었던 곳이자, 흑인들이 노예로 팔려가며 가족과 헤어지고 고통받았던 곳입니다.
그런 마음을 갖고 있던 차에 “주님 이어 이 손을 꼭 잡고 가소서”라는 노래가 세인트루이스와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래전부터 한국교회에서도 많이 불렀기에 한이 많은 한국 사람이 작사한 노래라고 알았는데 말입니다.
이 찬양은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한 침례교회 찬양 사역자였던 토머스 도시(1899~1993)가 지은 노래였습니다. 그는 어느 날 자동차로 5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세인트루이스에서 집회를 요청받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마침 임신한 아내가 출산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아내의 출산이 위험하다는 의사의 진단을 듣고 집회를 가야 할지 말지 갈등하게 됩니다. 아내와 상의한 그는 결국 “주님의 이름으로 가는 것이니 그가 도와주실 것을 믿자. 또 가까우니 급하면 바로 올 수 있지 않을까?”라며 집회에 가기로 합니다.
통신 시설도 미비한 시절이기에 그는 집회 내내 기도밖에 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집회를 마친 후 병원에 도착해보니 아내는 이미 숨져있었습니다. 아이마저 사생아로 출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도시는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고,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느냐”고 주님께 부르짖고는 교회 사역을 그만둡니다.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방황하던 그는 어느 날 교사였던 친구를 만나기 위해 한 초등학교를 찾아갔습니다.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며 운동장을 바라보고 있는데, 마침 눈이 내리는 겨울이라 하얀 눈이 내린 운동장 위로 어떤 글씨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주님 이 손을 꼭 잡고 가소서(Take my hand. Precious Lord)’라는 글이었습니다. 이를 본 그는 옆에 있는 피아노에 앉아 영감이 생기는 대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그는 다시 교회로 돌아오게 되었고, 사역을 이어가게 됐다고 합니다. 나그네의 외로운 손을 붙잡고 계신 주님의 손을 깨닫고 영적 싸움에서 승리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을 사모하는 모든 성도 여러분, 우리의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어떤 상황에서라도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다”고 고백하는 하나님 자녀들의 손을 꽉 붙잡아 주시는 분이십니다. 외로운 나그넷길 같은 인생길에서 우리의 손을 붙들고 계신 주님, 십자가로 사망 권세를 이기신 예수님 손을 붙잡고 승리하시기 바랍니다. 우리에게는 눈 위에 쓰인 글씨보다 더 선명하고 확실한 말씀이 있습니다.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너의 하나님이 됨이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손으로 너를 붙들리라”(사 41:10)라고 약속하시며 우리를 붙들어 주시는, 우리의 목자 되시는 예수님의 손을 붙잡고 끝까지 승리하기를 축원합니다.
주여 나그네와 같은 인생길에서 십자가 주님을 바라보게 하시고, 못 자국 난 예수님의 손을 붙잡고 늘 승리하게 하소서. 살아계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태용 목사(백동침례교회)
◇전남 진도에 있는 백동침례교회는 기독교한국침례회 소속으로 2017년 8월에 설립됐습니다. 농어촌 지역에 있는 교회로 노인 사역과 지역아동센터를 통한 아동 사역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