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 여아·엄마·외조부모 3대가족 생사 불분명 안타까움

입력 2019-05-31 04:03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통화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전날 발생한 유람선 사고에 대한 헝가리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청와대 제공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29일(현지시간)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에는 가족이나 친구 단위로 보이는 한국인 여행객이 많았다. 6세 여아부터 70대 노인까지 9팀이 구성됐는데, 50·60대 관람객이 가장 많았고 3대(代)가 포함된 일가족도 있었다.

허블레아니호에 탑승한 한국인은 모두 33명이다. 여행사 패키지 상품을 구매한 관광객 9팀 30명과 인솔자 1명, 부다페스트 현지 한국인 가이드와 사진작가 각 1명이 포함됐다. 유람선에 타고 있던 6세 여자 어린이는 외조부모, 어머니와 3대가 함께 여행을 떠났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줬다. 이 어린이의 외삼촌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참좋은여행사 본사를 찾아 “여행사에서 연락받지 못해 답답하다”며 상황을 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3대 모두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탑승객 가운데는 특허청 공무원 출신 부부 세 쌍이 있었다. 특허청 등에 따르면 유람선에 탄 최모(63)씨와 유모(62)씨, 안모(61)씨는 모두 특허청 퇴직자다. 2012년 퇴직한 최·유씨와 2015년 퇴직한 안씨는 퇴직 후에도 친분 관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안씨는 구조됐지만 다른 5명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

여고 동창인 정모(64)씨와 이모(66), 안모(65)씨도 함께 여행을 떠났다가 사고를 당했다. ‘50년 지기’인 이들 가운데 이씨만 구조됐다. 탑승객 30명 중 3분의 2는 50대 이상이다. 예약 단위별로 기록되는 코드상으로 볼 때 적게는 2명에서 많게는 6명이 함께 여행을 떠난 것으로 보인다. 부부 등 남녀 2인 그룹이 4개였고, 나머지는 3인 그룹 1개, 4인 그룹 2개, 5인 그룹 1개, 6인 그룹 1개씩이었다.

이번 사고 관련 여행사인 참좋은여행의 이상무 최고고객책임자가 서울 중구 본사에서 브리핑하기 전 고개 숙여 사과하는 모습. 서영희 기자

참좋은여행은 탑승객 가족 40명이 31일 현지에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전 1시15분 10명이 카타르항공편으로 출국하고 이어 대한항공편 3개 노선으로 29명이 떠난다. 미국에 있는 가족 1명도 현지를 찾는다. 이상무 참좋은여행 최고고객책임자(CCO)는 “현지에서 가족을 위한 숙박, 교통, 통역 지원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한편 참좋은여행은 해당 선박을 1시간 빌리는데 450유로를 지불해왔다고 밝혔다. 이 최고고객책임자는 “개인 여행객은 1인당 20~40유로를 내야 하지만 저희는 60인승 선박을 단독으로 빌렸다”고 말했다.

참좋은여행은 국내 주요 패키지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사 중 하나다. 주로 패키지 여행상품, 항공권 등을 온·오프라인에서 직접 및 간접 판매한다. 유럽 전 지역과 일본, 중국 등 다양한 지역을 대상으로 패키지 상품을 구성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650억원, 영업이익은 128억원이다. 국내 여행사 가운데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에 이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007년 삼천리자전거로부터 분할된 뒤 2017년 참좋은여행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동환 기자, 남호철 여행전문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