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개별 공시지가 20.49%↑… 울산 동구는 1.11% 떨어져

입력 2019-05-31 04:04

지난해 전국 땅값이 평균 8.03% 올랐다. 11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서울은 평균 12.35% 오르며 역시 2008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각종 지역개발 호재로 토지 수요가 늘면서 땅값이 대폭 올랐다. 여기에 정부의 ‘조세 형평성’ 맞추기에 따른 가격 현실화 작업이 맞물려 땅값 상승세를 도왔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 인구 감소, 지역경기 침체 등으로 땅값이 오히려 하락하거나 평균 상승률에 못 미치는 등 ‘양극화’도 뚜렷해졌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1일을 기준으로 하는 전국 공시 대상 토지 3353만 필지(표준지 50만 필지 포함)의 공시지가를 30일 발표했다. 공시지가는 보유세 등 세금과 부담금 부과, 건강보험료 산정 등에 기준이 되는 공식 땅값이다.

올해 전국 개별 공시지가 평균 상승률은 지난해(6.28%)보다 1.75% 포인트 올랐다. 상승률만 놓고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10.05%) 이후 최대다. 광역시·도별로 서울(12.35%) 광주(10.98%) 제주(10.70%) 부산(9.75%) 대구(8.82%) 세종(8.42) 6곳은 전국 평균보다 많이 올랐다. 반면 충남(3.68%) 인천(4.63%) 대전(4.99%) 충북(5.24%) 전북(5.34%) 등 11개 시·도는 전국 평균보다 낮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개발 호재’가 있거나 수요가 많은 상업지구의 땅값은 크게 올랐다. 반면 경기 침체를 겪으며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은 땅값이 내리거나 제자리걸음을 했다. 지역경제 상황에 따라 ‘땅값 양극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서울 중구는 광화문광장 조성, 중심상업업무지구 활성화 등으로 유동인구가 늘면서 전년 대비 20.49% 올랐다. 서울 강남구도 국제교류복합지구 및 영동대로 통합개발 계획 영향으로 18.74% 상승했다. 이와 달리 조선업 쇠퇴로 지역경기 침체기를 겪는 울산 동구는 지난해보다 1.11% 떨어졌다. 한국GM의 공장 폐쇄로 치명상을 입은 전북 군산도 내수 감소, 인구 유출로 땅값이 전년 대비 0.15% 오르는 데 그쳤다.


한편 올해 개별 공시지가 상승률은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9.42%)과의 격차(1.39% 포인트)를 최소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올해 표준·개별단독주택 공시가격 변동률 격차가 3% 포인트 이상 벌어지면서 지방자치단체가 중앙정부의 정책 기조에 반발한다는 논란이 발생한 점을 의식한 결과다. 김규현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각 지자체에서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개별 공시지가를 정교하게 산정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