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SK이노베이션 기자간담회에는 특별한 사회자가 진행을 맡았다. 주인공은 ‘1%행복나눔 기금’을 통해 방송 스피치 훈련을 받은 발달장애인이었다. 그는 차분한 톤과 정확한 발음으로 준비된 원고를 읽으며 무리 없이 사회를 진행했다.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발달장애인이 사회 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한 도움이 있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1%행복나눔 기금은 SK이노베이션 구성원들이 기본급 1%를 기부해 조성했다. SK이노베이션은 한국장애인재단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의 직무 전문성 향상과 경제적 자립 확보를 목표로,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약 4개월 간 커리어 점프업 클래스 1기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커리어 점프업 클래스에서는 발달장애인들에게 바리스타, 방송스피치, 방송제작 등 교육 과정을 제공했다. 커리어 점프업 클래스 1기를 수강한 발달장애인 37명 중에서는 22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이처럼 최근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기를 주는 것보다 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새로운 사회공헌 비전 ‘함께 가요, 미래로! 인에이블링 피플(Enabling People)’을 발표했다. 노하우를 공유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능성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사회공헌 테마를 ‘청소년 교육’으로 잡았다. 청소년들이 충분한 교육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현대자동차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 미래 인재 육성 등 일자리 창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사회적 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청년, 경력 단절 여성, 중년 등 일자리 사각지대에 있는 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사회적으로 올바른 활동을 독려하는 것도 기업의 주요 사회공헌 활동으로 떠오르고 있다. LG의 ‘의인상’이 대표적이다. 남을 돕는 것을 점점 꺼려하는 사회가 되지 않도록 좋은 일은 격려하고 칭찬하자는 것이다.
상생에 대한 기업의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대기업이 자신의 유통망을 통해 중소기업 판로 개척에 도움을 주거나, 장애인의 자립을 돕기 위해 인프라와 콘텐츠를 제공하기도 한다. 미세먼지 등으로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미세먼지 감축 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미세먼지를 막기 위해 숲을 조성하거나, 자연 정화 활동에 나서기도 한다. 청정 에너지를 활용해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려는 노력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