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Ryu’, 이젠 방망이도 터지네

입력 2019-05-27 04:01
LA 다저스 류현진이 26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경기에서 6회초 보내기 번트를 성공시키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2-2로 동점이던 4회초 우중간 담장 상단을 맞히는 1타점 2루타를 치며 타석에서도 활약했다. AP뉴시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의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앞세워 올 시즌 일곱 번째 승리를 따냈다. 타석에서는 결승타로 올 시즌 첫 타점을 장식하는 활약을 더하며 해결사 역할을 자처했다.

류현진은 26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0피안타 3탈삼진 2실점 투구를 펼쳤다. 류현진은 팀의 7대 2 승리를 이끌며 7승(1패)째를 수확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1.52에서 1.65로 소폭 올랐다. 하지만 리그 전체를 통틀어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투수는 단 한 명, 류현진 뿐이다.

‘해적단’ 피츠버그를 상대로도 강한 면모를 이어갔다. 류현진은 피츠버그전 통산 6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다. 특히 올해 거둔 7번의 승리 중 2승을 피츠버그를 상대로 거뒀다.

비로 경기가 지연된 탓인지 류현진은 초반부터 제구력이 떨어지면서 밋밋한 구위를 보였다. 이날 2회말 2실점을 기록, 기대를 모았던 무실점 행진도 32이닝 만에 막을 내렸다. 2001년 박찬호의 한국인 투수 최다 이닝 무실점 기록(33이닝)을 넘어서는 데도 실패했다.

그러나 올 시즌 가장 많은 피안타를 내주고도 볼넷 하나 없을 정도로 흔들림이 없었다. 류현진은 피츠버그 타선이 적극적인 배팅에 나서자 위기 때마다 맞혀 잡는 피칭을 구사해 실점을 줄이는 것에 집중했다. 3회말과 5회말 두 차례나 병살타를 유도해 추가 실점을 막았다.

류현진은 미국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상대 타자들이 적극적인 승부를 펼쳐 어려운 경기를 했다. 안타를 맞아도 볼넷을 주지 않고 실점을 최소화한 덕분에 6회까지 던질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항상 실점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무실점 행진이 끝난 것은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며 “오히려 후련한 것도 있다. 실점을 최소로 막아서 다행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류현진은 타석에서도 빛났다. 2-2로 맞서던 4회초 2사 주자 1루 상황에서 홈런성 타구를 날려 역전을 이끌었다. 그는 상대 선발 조 머스그로브의 3구째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 상단을 맞히는 1타점 2루타로 연결했다. 류현진은 “홈플레이트에서 바라봤을 때 올 시즌 처음으로 정말 잘 맞은 타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발사각을 조금 더 높여야 할 것 같다”는 농담과 함께 웃어보였다.

다저스 타선은 13안타를 몰아치며 화끈한 지원을 했다. 5회초 공격 때는 맥스 먼시와 코리 시거, 코디 벨린저가 3연속 2루타를 때려내며 3득점에 성공했다. 이날 다저스의 2루타는 8개였는데, 1958년 이후 처음 나온 한 경기 팀 최다 타이 기록이었다.

류현진은 최근 4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되며 생애 첫 ‘이달의 선수상’ 수상 가능성을 높였다. 그는 이달 5경기에 나와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71을 기록, 최정상급 피칭을 보여줬다. 오는 31일 뉴욕 메츠전에 5월 최종 등판이 예정돼 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의 체인지업과 패스트볼 제구가 약간 흔들렸지만, 수비가 돕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나는 그가 건강하게 던지고 경쟁하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