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4일 호주 시드니시 타운홀에서 열린 ‘시티 톡스(City Talks)’의 기조연설자로 나서서 서울시의 변화를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정부’로 요약해 소개했다.
박 시장은 현장에 가는 대신 20여분간의 영상연설(사진)을 통해 “지난날 ‘한국의 민주주의는 쓰레기통에서 장미가 피는 것과 같다’는 말도 들었지만 서울은 이제 협치와 혁신을 고민하는 다른 도시들에 경험을 전파하고 있다”며 “변화의 중심에는 위대한 시민이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44회째를 맞은 시티 톡스는 시드니시가 글로벌 리더들을 초청해 정책 경험과 성공 사례를 공유하는 행사다. 시드니시는 “서울시가 시민 참여와 기후변화 대응 등에서 성과를 보임에 따라 박 시장을 초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인이 기조연설을 한 것은 박 시장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호주 연방과 시드니주정부 의원, 시장, 기업인 등 2500여명이 참석했다.
박 시장은 먼저 “취임식 때 ‘시민이 시장입니다’라고 선언했다”며 “시민들의 열망을 담는 정부가 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과 함께했던 대표적인 정책으로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 ‘태양의 도시’ 프로젝트, 최상위 법정 도시계획 ‘2030서울플랜’과 ‘디지털시장실’ 등을 소개하고 “협치와 혁신을 통해 시민이 중심이 되는 행정 패러다임 전환을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그는 서울로 7017, 마포 문화비축기지, 세운상가 리모델링 등 도시재생 사업들과 ‘걷는 도시 서울’ 사업도 ‘시민을 위한 도시’라는 관점에서 설명했다. 그는 “미래세대를 위해 서울은 기존 개발 방식을 버렸다”며 “건물과 도로 중심의 도시가 아니라 사람과 보행 중심의 도시로 바꿔갔다”고 얘기했다.
박 시장은 또 “일상에서 시민이 권력을 갖는 ‘일상의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면서 “이제 플랫폼민주주의 시대, 플랫폼정부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의 온라인 청원 플랫폼인 ‘민주주의 서울’과 청년들이 정책의 제안부터 결정, 집행까지 담당하는 ‘청년자치정부’를 그런 노력의 예로 들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