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탐험가가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 1만928m 지점까지 잠수하는 데 성공했다. 인류의 손길이 한 번도 닿은 적 없던 심해지만 비닐봉지, 사탕 포장지 등 쓰레기도 발견됐다.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 등 마리아나 해구 해저탐험을 도전해 온 전 세계 탐험가들은 쓰레기에 선수를 빼앗긴 셈이 됐다.
퇴역 해군 출신 탐험가 빅터 베스코보는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 서남단의 챌린저 딥(Challenger Deep) 지역에서 비닐봉지와 사탕봉지 등 쓰레기를 발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챌린저 딥은 지구에서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 최심부의 명칭이다.
베스코보는 지난달 28일 1인 잠수정 리미팅팩터를 타고 마리아나 해구를 탐험했다. 기존 기록보다 16m 깊은 1만928m 지점에서 4시간쯤 머물렀다. 챌린저 딥의 가장 깊은 수심까지는 불과 66m 남긴 지점이었다. 베스코보는 해양생물을 찾아내고 암석 샘플을 채취하는 성과도 올렸다.
하지만 성취감은 곧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베스코보는 그곳에서 비닐봉지와 사탕봉지로 보이는 것들을 발견했다. 글씨가 쓰여 있는 것도 있었다. 베스코보는 “가장 깊은 대양의 밑바닥마저 인간에 의해 오염된 것을 보게 돼 매우 실망스러웠다”면서도 “마리아나 해구는 쓰레기 집하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