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쾅! 쾅!… 뜨거워지는 날씨, 뜨거운 거포

입력 2019-05-13 04:07 수정 2019-05-13 17:31
시즌 초 잠잠하던 홈런 타자들이 날씨가 더워지자 ‘거포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SK 와이번스 최정은 1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투런포(10호)를 쏘아 올리며 홈런 선두인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를 1개 차로 따라 붙었다. 뉴시스

프로야구에서 시즌 초 주춤했던 홈런 타자들이 날씨가 더워지자 본격적으로 ‘거포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SK 와이번스 최정은 1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3회초 김기훈을 상대로 3-0으로 달아나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10호를 기록한 최정은 이 부문 1위 박병호(키움 히어로즈)를 1개 차로 따라 붙었다. 최정은 또 14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 기록도 달성했다.

최정은 한 달 전인 지난달 12일까지만 해도 타율 0.192에 2홈런으로 극도의 부진에 시달렸다. 하지만 이후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이며 홈런 개수를 늘리고 있다. 지난 7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시즌 8, 9호 아치를 그리며 완벽 부활을 알렸다. 최정의 홈런에 힘입어 SK는 KIA를 4대 3으로 이기고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반면 KIA는 이날 패배로 다시 꼴찌로 추락했다.

‘홈런왕’ 박병호도 특유의 몰아치기를 과시하며 어느새 홈런 수위로 뛰어 올랐다. 박병호는 지난달 24일까지만 해도 홈런 3개에 그치며 전혀 이름값을 못하는 듯 했다. 그런데 이후 5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치며 홈런 레이스에 뛰어 들더니 전날 KT 위즈전에서는 2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이 부문 단독 선두로 우뚝 섰다.

‘대형 포수’ 양의지(NC 다이노스)도 최근 기세가 좋다. 양의지는 창원NC파크에서 진행된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1-3으로 뒤진 9회말 솔로 홈런(9호)을 치며 호세 페르난데스(두산)와 함께 이 부문 공동 3위가 됐다. 다만 경기는 오재원이 모처럼 선제 솔로포를 날린 두산이 3대 2로 승리했다. 페르난데스는 홈런을 추가하지 못했지만 5회초 결승 2타점 적시타를 쳤다.
KT 위즈 멜 로하스는 이날 수원 키움전에서 홈런(6호)을 포함해 3안타를 쳐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타점(6타점) 기록을 경신했다. KT 제공

수원에선 KT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빛났다. 로하스는 키움전에서 홈런(6호)을 포함해 3안타 6타점을 기록했다. 6타점은 자신의 역대 한 경기 최다 타점이다. KT는 로하스의 불방망이에 힘입어 9대 3으로 승리하며 꼴찌에서 벗어났다.

로하스는 지난해 43개의 홈런으로 박병호, 제이미 로맥(SK) 등과 함께 리그 홈런 공동 2위에 올랐던 선수다. 올 시즌은 지난달 8일까지 단 하나의 홈런도 치지 못하고 2할대 초반 타율(0.212)을 기록하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천천히 타격감을 끌어올리며 예년의 위용을 되찾아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달 들어 기온이 부쩍 오른데다 공인구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자 전통의 거포들이 제 실력을 찾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잠실에선 깜짝 투수전이 펼쳐졌다. 2016년 5월 29일 두산전 이후 1078일 만에 선발 등판에 나선 LG 트윈스 이우찬은 5이닝 동안 한화 타선을 상대로 1개의 피안타와 2개의 볼넷만을 내주며 호투했다. 한화 선발 김범수도 5이닝 동안 피안타 9개를 맞고도 2실점으로 버텼다. 결국 필승조 정우영과 고우석이 8, 9회를 꽁꽁 틀어막은 LG가 2대 0으로 승리했다. LG는 키움을 제치고 단독 3위로 뛰어 올랐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