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5월 13일] 부와 가난을 초월하는 자족함의 비결

입력 2019-05-13 00:08

찬송 : ‘구주와 함께 나 죽었으니’ 407장(통 465)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빌립보서 4장 11~12절


말씀 :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과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사도 바울이 로마의 감옥에 갇힌 상태에서 쓴 편지를 ‘옥중서신’이라고 합니다. 신약성경에서는 에베소서 빌립보서 골로새서 빌레몬서 등 4권입니다. 그런데 이 옥중서신에는 감옥의 칙칙함이나 우울함이 담겨져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감사와 평안, 기쁨과 소망을 전하는 구절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빌립보서 4장 4절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의 말씀이 있습니다.

어떻게 사도 바울은 감옥에 갇힌 최악의 상황에서도 기쁨을 말하고 있을까요. 오늘 본문은 그 정답을 말하고 있습니다.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그 비결은 실로 대단한 것이어서 비천과 풍부를 넘나들어도 괜찮다고 말합니다. 배부름과 배고픔도 괜찮다고 합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그 비결은 간단합니다. ‘어떠한 형편에든지 자족하기’입니다.

자족하는 삶은 비전을 품고 목표를 세우고 나가는 삶과는 좀 대치되는 듯합니다. 왜냐하면 비전과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늘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스스로 부족했던 점들이 무엇이었나를 반성하여 자기 채찍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일종의 현실 안주를 거부하는 것입니다. 스스로에 대한 불만족은 목표 성취를 향한 필수적 태도임이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사도 바울이 말씀하고 있는 자족하는 삶을 우리가 배워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인생이 반드시 우리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적 삶에 안주하지 않고 더 높은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사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부분도 반드시 있습니다. 따라서 최선을 다한 후 결과에 대해서는 자족함을 갖는 태도가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사도 바울이 자족을 말한다고 해서 그가 게으른 삶을 살았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누구보다 열심이었고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는 태도를 가졌습니다.

비전을 향한 현재적 불만족과 결과에 대한 자족, 이 두 가지의 이율배반적인 팽팽한 평행선적 생각의 접촉점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만나게 됩니다. 예수 안에서 이 두 가지가 만날 때 힘과 여유를 발휘합니다. 칼과 칼집처럼, 인격과 실력처럼 말입니다. 최선을 다하지만 현실과 결과에 만족하는 삶입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부하여도 교만하지 않고 가난해도 비굴하지 않습니다. 내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기도 : 하나님, 우리 삶의 부요함 자체가 목표가 되지 않게 하옵시고, 인생의 가난함을 우리의 비굴함으로 여기지 않게 하옵소서. 날마다 최선을 다하며 살게 하시고 그 결과는 주님께 맡겨드리며 자족하는 여유를 주옵소서. 성령 충만함으로 그리스도 안에 거하는 삶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최규영 목사(일본 동경주사랑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