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의 베테랑 추신수(37·텍사스 레인저스)가 올 시즌 화끈한 타격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후반기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던 그가 되살아난 것은 비시즌 타격 폼에 변화를 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추신수는 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추신수는 4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 2득점이라는 불방망이를 선보이며 팀의 10대 2 대승에 힘을 보탰다. 올 시즌 13번째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 경기였다. 1회말 우전 안타를 친 그는 3회말 기습번트, 4회말 내야 안타로 3안타를 달성했다.
추신수의 시즌 타율은 0.313에서 0.328(119타수 39안타)로, 출루율은 0.416로 상승했다. 타율은 리그 전체 14위, 출루율은 9위에 해당한다.
추신수는 올해로 빅리그에서 15번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 시즌 최고 타율은 2008년 달성한 0.309다. 이듬해 시즌 타율 0.300을 기록한 뒤에는 쭉 2할대에 그쳤다. 지금 추세만 이어간다면 자신의 역대 시즌 최고 타율 경신도 가능하다.
추신수는 데뷔 후 줄곧 두 다리를 타석에 붙인 채 타격하는 자세를 유지해 왔다. 그런데 2017시즌 땅볼 비율이 높아지자 지난해에 타격에 힘을 실어 타구를 멀리 보내기 위해 오른발(좌타자 기준)을 들었다 놓는 ‘레그킥’을 장착했다.
하지만 타격 폼 수정 효과는 들쭉날쭉했다. 추신수는 지난해 전반기 90경기 타율 0.293에 18홈런으로 활약했다. 빅리그 현역 최다인 52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했고, 생애 첫 올스타로 선정됐다. 그러나 후반기 56경기에서는 타율 0.217 3홈런으로 부진했다. 전반기에 비해 레그킥 동작이 작아져 타구에 힘이 실리지 않았다. 레그킥에 앞서 오른발 끝을 바닥에 수차례 툭툭 찍는 ‘토-탭’ 동작까지 추가돼 제대로 된 타격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신수는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한 번 타격 폼을 바꿨다. 레그킥 동작보다는 타구를 멀리 보낼 수 있도록 발사각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몸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토-탭 동작을 줄이고, 간결한 타격 자세를 취해 한 템포 빠른 스윙을 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이런 변화는 곧바로 효과를 보고 있다. MLB닷컴에 따르면 올 시즌 추신수의 평균 타구 발사각은 10.3˚다. 2017년 7.2˚, 지난해 6.1˚와 비교해 눈에 띄는 변화다. 현재 타격 폼에 힘이 제대로 실린다는 점도 기록을 통해 증명됐다. 2017년 88마일, 지난해 89마일에 그쳤던 그의 평균 타구 속도는 올해 93.3마일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 타자 중 상위 7% 안에 드는 기록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