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성 ‘업’ 수수료 ‘다운’… 증권사, 글로벌 시장으로 과녁 이동

입력 2019-04-21 19:40
증권사들이 밖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해외주식 투자자가 급격하게 늘자 다양한 서비스를 앞세우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투자자가 직접 투자한 해외주식의 원화 환산 현재가를 동시에 보여주는가 하면, 국내와 해외 주식을 앉은 자리에서 바로 사고팔 수 있도록 지원한다. 증권사들은 접근성을 높이고 수수료를 낮추면서 ‘해외주식 투자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결제 규모는 325억7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3.3% 치솟았다. 해외주식 인기가 급등한 데엔 국내 증시 침체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은 글로벌 변동성에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17% 넘게 하락하자 투자자들은 수익성 보전, 투자처 분산을 위해 해외주식에 관심을 보였다. 올해 들어서도 해외주식 거래 규모는 꾸준히 증가세다.

이에 증권사들도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KB증권은 환전수수료 없이 원화로 해외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글로벌 원마켓’ 통합증거금 서비스를 내놓았다. 한국 미국 중국A 홍콩 일본의 주식을 거래할 때 현재가, 해당 주식의 외화 현재가, 원화 환산 현재가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해외와 국내 주식 간 교차매매를 빠르게 할 수 있는 ‘통합 주문시스템’을 지난해 도입했다. 미래에셋대우의 해외주식 잔고는 이달 현재 5조7000억원을 넘어섰다.

신한금융투자는 해외주식을 ‘소수점 단위’로 사고팔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미국 증시의 주요 종목을 0.01주 단위로 매매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애플리케이션 ‘글로벌 투자여행’ 메뉴에서 10만원 이상을 거래한 첫 이용고객 1000명에게 해외주식 교환권 5000원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열고 있다. 6월 28일까지 진행한다.


특히 증권사들은 해외 증시 가운데 주요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 선호 상위 종목은 아마존, 로쿠, 평안보험, 구글 등 미국과 중국의 주식이다. 대신증권은 수요 높은 미국 주식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이벤트를 열고 있다. 해외 증권계좌를 최초 개설한 고객에겐 1년간 미국 주식수수료를 면제한다. ‘MANGO(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넷플리스·구글·오라클)’ 종목을 500만원, 1000만원 거래한 고객을 추첨해 호텔 식사권, 호텔 숙박권 등을 준다.

NH투자증권은 주요국 주식을 대상으로 ‘당일매매 지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고, 바로 미국의 애플 주식을 매수하는 식이다. 원래 2거래일의 대기시간이 필요했지만 대폭 줄였다.

삼성증권은 올해 해외투자 부문에 사활을 걸었다. 해외주식 온라인 첫 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상품 라인업도 다양화했다. 삼성증권 고객의 1분기 해외자산 평균 수익률은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4.88%)을 앞선 9.43%로 집계됐다.

임주언 정진영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