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김태년·노웅래·이인영 3파전

입력 2019-04-19 04:02

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 3파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인영 의원이 조만간 공식 출마를 선언하면서 먼저 포문을 열 예정이다. 김태년 의원과 노웅래 의원도 이 의원의 출마 선언을 지켜보면서 출마 선언 시점과 내용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 세 후보는 30일 후보자 등록을 한 뒤, 다음 달 8일 경선을 치른다.

18일 각 의원실에 따르면 출마 의사를 밝힌 김, 노, 이 의원(가나다 순)은 물밑 선거전을 치열하게 진행 중이다. 각 후보들은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며 자신이 원내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수차례 같은 의원을 접촉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구 사무실까지 직접 찾아다니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후보들은 3인 3색이다. 김 의원은 당 주류인 친문재인계 핵심으로 꼽힌다. 특히 여당 정책위의장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등 당내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여러 정책 현안에 밝은 게 최대 강점이다. 문재인정부 출범 당시 국정기획자문위 부위원장도 지냈다. 김 의원 스스로도 ‘협상 전문가’ ‘유능한 원내대표’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 의원은 국민일보와 만나 “집권여당은 유능해야 되고, 유능하다는 것은 곧 성과를 내는 것”이라면서 “당정청 조율 경험과 야당과의 협상 경험을 살려 문재인정부 후반기 정책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해찬 대표와 가깝고, 친문 핵심인사라는 점에서 견제 심리가 작동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 지도부를 친문 인사들이 장악하면 내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친문 쏠림 현상이 나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당내 비주류인 노 의원은 ‘민주당의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1년 앞으로 다가온 21대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당의 외연 확대가 필수적이고, 결국 유연한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노 의원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당내 소통에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노 의원은 “4·3 보궐선거에서 민심은 민주당의 변화를 요구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결국 당의 외연 확대가 중요하다”며 “나만 옳다는 오만함이나 폐쇄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해 정책적으로도 유연한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116표 가운데 38표를 얻으며 낙선했지만, 나름 선전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노 의원은 지난해 득표를 토대로 올해 더 많은 득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확실한 자기 세력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당내 86그룹의 맏형 격인 이 의원은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 계열의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와 당내 개혁 세력인 더좋은미래 의원들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전에는 가장 늦게 뛰어들었지만 다양한 그룹의 지지를 바탕으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해 국회 개헌특위 간사로 활동하며 다양한 당내 의견 조율을 이끈 경험도 있다.

이 의원은 “내부적으로 개혁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더 넓은 통합을 추진할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주류나 비주류 구분이 사라지고 모두가 새로운 시대의 주류가 될 수 있는 통합을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대협 의장으로 상징되는 강성 이미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 의원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당내 경제 전문가들을 만나며 ‘경제 성장 정책’을 포함한 다양한 정책 대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3파전으로 이뤄지는 만큼, 결선 투표에서 당락이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1차 투표 결과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득표자 2명이 결선 투표를 하게 된다. 이 경우 1차 투표에서 3위 득표자가 얻었던 표의 행방이 원내대표를 결정할 ‘캐스팅보터’가 된다. 후보자들 모두 결선 투표 가능성까지 고려하며 표를 계산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