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베테랑들이 부진해 골머리를 앓던 KIA 타이거즈가 20대 젊은 피들의 활약 속 기지개를 켜고 있다.
KIA는 14일 인천 행복드림야구장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KBO) 정규시즌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4대 2로 승리했다. KIA는 SK에 주말 2연승을 거두며 8승 1무 9패를 기록, 5할 승률에 바짝 다가갔다.
전날 9회초 2-4로 뒤지던 상황에서 극적인 만루홈런을 치며 팀에 짜릿한 역전승을 안긴 한승택(25)이 이날도 빛났다. 한승택은 0-1로 뒤지던 5회초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문승원의 초구를 받아쳐 좌월 솔로포를 날렸다. 이후 1사 1루에서 이날 전까지 시즌 4할(25타수 10안타)로 맹타를 휘두르던 이창진(28)이 데뷔 후 첫 홈런을 쳐내며 KIA는 단숨에 3-1로 경기를 뒤집었다. 7회초에는 류승현(22)의 적시타로 4-1까지 달아났다.
젊은 타자들의 분전 속 마운드에서는 홍건희(27)가 힘을 냈다. 홍건희는 6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고 1실점으로 호투해 올 시즌 첫 등판에서 2016년 8월 10일 이후 2년 8개월 만의 선발승을 거뒀다. 3회말까지 4피안타 3볼넷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후 3이닝을 모두 삼자범퇴로 틀어막았다. 마무리로 등판한 김윤동(26)이 9회말 1점을 내줬지만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경기를 마쳤다.
올 시즌 KIA는 2017년 우승을 이끈 투타의 중심선수들이 고전 중이다. 양현종이 지난 4일 2이닝 동안 7실점으로 무너지는 등 완전치 않은 모습으로 평균자책점 6.95를 기록하며 승리 없이 4연패를 당했다. 에이스 양현종의 부진은 KIA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4번 타자 최형우가 올 시즌 전혀 타선에 무게감을 싣지 못하고 있다. 최형우는 이날도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는 등 타율이 1할대(0.197)까지 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 타자 제레미 해즐베이커(타율 0.146)와 나지완(타율 0.152)이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며 2군으로 내려갔다. 유격수 김선빈, 1루수 자원 김주찬도 부상으로 빠졌다. 주전 타자들의 상당수가 제 몫을 못하는 위기 상황인 셈이다. 그러나 이틈을 타 기회를 잡은 젊은 선수들이 활약을 해주며 침체됐던 KIA에도 조금씩 희망이 비치고 있다.
한편 NC 다이노스는 5호 홈런을 터뜨린 양의지 효과를 톡톡히 보며 롯데 자이언츠를 8대 1로 누르고 스윕승을 달성,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영건 김영규(19)는 롯데 타선을 5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막으며 시즌 3승째를 챙겼다. 롯데는 6연패에 빠졌다. 지난해 15승 1패로 압도했던 LG 트윈스와의 시즌 첫 시리즈에서 의외의 2연패를 당한 두산 베어스는 장단 13안타와 또 다른 영건 이영하(22)의 8이닝 무실점 쾌투로 8대 0으로 완승했다. 14-3으로 앞서다 8, 9회 막판 9점을 내준 삼성 라이온즈는 KT 위즈에 14대 12로 진땀승을 거뒀다. 한화 이글스는 연장승부 끝 키움 히어로즈를 3대 2로 이기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