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큰 별’ 추모하는 조문행렬 이어져

입력 2019-04-14 21:57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장례 사흘째인 14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는 조문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빗줄기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에도 각계각층 인사들이 빈소를 찾아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이날 오전 한진그룹 계열사 임원단 100여명의 단체조문을 시작으로 조 회장의 작은아버지인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이 첫날에 이어 다시 빈소를 찾았다. 이산무니어·크리스티 리즈 보잉코리아 부사장도 빈소를 방문해 고인을 기렸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와 안민석·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정·관계 인사들도 조문했다. 해리스 대사는 조 회장과 지난해 10월까지 한미재계회의를 함께 이끌었던 인연이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안 의원은 “(조 회장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을 역임할 당시 인연이 있었다”며 “생전에 인품이 좋으셨던 분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역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인연을 맺은 전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 김연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스포츠 마케팅 담당 사장도 조문행렬에 동참했다. 김 선수는 유족들에게 “회장님과 아프리카에 함께 갔던 기억이 많이 남는다”며 한국동계스포츠를 위한 고인의 헌신에 대해 감사와 애도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이 생전 그룹 산하 스포츠단을 운영하며 대한탁구협회장, 올림픽 유치위원장 등을 역임했기에 많은 체육계 인사들이 빈소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유승민 IOC 선수위원, 현정화 대한탁구협회 부회장, 프로골프 박성현 선수,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이승훈 선수 등이 조문에 동참했다.

주말 동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마이클 위즈번 스카이팀 회장 등 경제계 인사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정관계 인사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한진그룹 ‘형제의 난’으로 사이가 멀어졌던 조 회장의 동생 조남호 전 한진중공업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도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다.

13일 오전 진행된 조 회장의 입관식에는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3남매가 함께 했다. 고인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은 사흘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조 사장은 시신 운구 과정에서 “가족과 잘 협력해 사이좋게 이끌어나가라”는 고인의 유언을 전하며 “마음이 참 무겁다”고 말했다. 발인은 16일 오전 6시, 장지는 경기도 용인시 하갈도 신갈 선영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