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5G) 통신 스마트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해 오는 2023년 5억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5G 폰을 선제적으로 내놓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초반 기세가 매서울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5월 16일 미국에서 갤럭시S10 5G를 출시한다. LG전자도 다음 달 미국 이통사 스프린트를 통해 5G 폰 V50 ThinQ(씽큐)를 출시한다. 갤럭시S10 5G와 V50 씽큐는 당분간 미국 5G 폰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버라이즌이 최근 5G 상용화 때 출시한 모토로라 스마트폰은 5G 통신용 모뎀을 따로 끼워야 5G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이에 제대로 된 5G 폰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미국 시장 1위 사업자인 애플은 이르면 2020년, 늦으면 2021년에야 5G 아이폰을 출시할 가능성이 크다. 애플은 인텔로부터 5G 모뎀칩을 제때 공급받을 수 없게 되면서 부품 공급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밖에 중국의 화웨이와 샤오미도 5G 폰을 공급할 수 있는 업체로 꼽히지만, 이들의 스마트폰은 미국에 정식으로 출시된 전례가 없다. 중국 업체들은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서 5G 폰 판매에 돌입한다면 현지 스마트폰 점유율에 큰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고 본다. 북미 스마트폰 시장의 지난해 점유율은 애플(38.0%)이 1위였고 삼성전자(26.5%)와 LG전자(15.9%)가 뒤를 따르고 있다.
다음 달 유럽에서 첫 5G 상용화를 앞둔 스위스에서는 한·중 경쟁이 벌어진다. LG전자는 5월 스위스 국영 통신사 스위스콤을 통해 V50 씽큐와 전용 액세서리 듀얼 스크린을 출시할 계획이다. 중국의 오포도 스위스콤을 통해 비슷한 시기에 5G 폰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LG전자와 오포에 이어 삼성전자와 화웨이도 유럽시장을 두드린다.
글로벌 5G 스마트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5G 폰 출하량은 올해 3700만대에서 내년 1억2000만대로 3배 이상 늘어난다. 2023년에는 5억대를 웃도는 수준으로 증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5G 폰을 선제적으로 선보인 제조사는 시장 선도 업체라는 이미지를 가질 수 있다”면서 “초기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다면 2020년 5G 서비스가 본격화된 이후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